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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 수상 분자생물학자 벤키 라마크리슈난이 들려주는
노화와 수명, 죽음과 불멸 추구에 관한 과학
죽음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우리는 왜 죽게 되어 있는 걸까? 언젠가 인류는 질병과 죽음을 따돌릴 수 있을까? 영원히 살 수 있다고 해도, 그래야 할까? 노화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생물학 혁명의 시대, 전세계 최고 노화과학자들의 최근 50년 연구를 총정리했다. 주요한 노화 기전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이를 늦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떤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지를 균형 잡힌 시선으로 검토한다. 스타 과학자들과 유명한 생명공학 회사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도 마다않으며, 나아가 죽음에는 생
물학적으로 꼭 필요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 수명 연장이 가져올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영원히 살려는 시도의 윤리적 대가는 무엇인지 등을 짚으며 지식인으로서 비범한 통찰력이 담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건강수명 연장에 대한 열띤 기대와 장밋빛 희망 넘어, 새로운 눈으로 노화와 죽음을 바라보게 해준다. 철저한 조사, 매혹적인 스토리텔링, 깊은 철학적 사색까지, 이 시대 최고 분자생물학자의 원숙한 통찰이 빛나는 걸작!
저자(글) 벤키 라마크리슈난
번역 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번역가, 도서출판 꿈꿀자유ㆍ서울의학서적 대표.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이토록 불편한 바이러스》 《성소수자》(공저) 등을 썼고,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수상)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롯데출판문화대상 번역 부문 수상) 《암 치료의 혁신, 면역항암제가 온다》 《치명적 동반자, 미생물》 《치매》 《면역》 《패턴 시커》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머리말
1장 불멸의 유전자와 일회용 신체
2장 굵고 짧게 살아라
3장 주 제어기의 파괴
4장 말단의 문제
5장 생물학적 시계 재조정
6장 쓰레기 재활용
7장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8장 하찮은 벌레의 교훈
9장 우리 몸속의 밀항자
10장 통증과 뱀파이어의 피
11장 미치광이일까, 선지자일까?
12장 과연 영원히 살아야 할까?
감사의 말
주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노화와 죽음의 본질을 꿰뚫는 정교한 사유.
서문부터 심상치 않더니 마지막 장에 가서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 정희원 교수, 박문호 박사 강력 추천!★
노벨화학상 수상 분자생물학자 벤키 라마크리슈난이 들려주는
노화와 수명, 죽음과 불멸 추구에 관한 과학
죽음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우리는 왜 늙고, 죽게 되어 있는가?
노화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생물학 혁명의 시대
열띤 기대와 장밋빛 희망 넘어, 깊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그려낸 죽음과 삶
“이 분야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공적 및 사적으로 엄청난 자금이 투자되며, 그로 인해 엄청난 거품이 끼어 있다. 지금이야말로 나처럼 분자생물학 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나서서 현재 우리가 노화와 죽음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할 시점일 것이다.”(18쪽)
세계적으로 수명연장의 과학과 항노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0년 사이에 노화에 관해 30만 건이 넘는 과학 논문이 발표되었다. 노화 문제를 다루는 스타트업 기업만 700곳이 넘으며, 투자액을 모두 더하면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 기존 거대 제약 기업들이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포함하지 않은 숫자가 이 정도다.”(16쪽) 평균 수명 증가와 출산율 급감을 동시에 겪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젊음을 유지하며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는 법을 일러주는 책과 영상, 각종 항노화보충제와 식이보조제가 각광받고 있다. 생물학과 의학 분야의 발전 소식을 듣노라면, 모두가 팔팔한 노년기를 보내며 100세까지 장수하는 시대가 정말 눈앞에 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왜 죽는가》는 노화와 죽음에 관하여 생물학이 밝혀낸 의미 있는 사실을 한눈에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인 벤키 라마크리슈난은 영국의 분자생물학자로, 우리 몸의 단백질 생산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리보솜 연구 통해 생명의 작동방식을 밝혀왔고, 2009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 누구보다 분자생물학에 정통한 인물로서, 유전자와 단백질, 세포 수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기에 노화가 일어나는지를 재미있게 설명한다. 노화를 늦추고 나아가 이를 되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남아 있는 과제는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검토하는데, 여러 스타 과학자들과 유명한 생명공학 회사들에 대한 비판적 언급도 빼놓지 않는다. 나아가 죽음에는 생물학적으로 꼭 필요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 수명 연장이 가져올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영원히 살려는 시도의 윤리적 대가는 무엇인지 등을 짚으며, 비범한 통찰력이 담긴 이야기를 우아하게 풀어놓는다. 건강수명 연장에 대한 열띤 기대와 장밋빛 희망 넘어, 노화와 죽음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준다.
도대체 우리는 왜 죽게 되어 있는 걸까?
사고, 전쟁, 전염병, 환경 재앙 등으로 인한 죽음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죽음은 노화의 결과다. 간단히 말해 노화는 신체의 분자와 세포에 화학적 손상이 축적되는 것인데, 이런 손상으로 인해 신체에 작은 결함들이 쌓이면 노년의 질병들이 나타나고, 결국 시스템 전체가 기능을 멈추면 생명체는 죽음을 맞게 된다(25쪽). 물론 개체가 죽어도 유전자는 죽지 않고 후대에 이어진다. 그렇다면 왜 진화는 애초에 노화를 막지 않았을까? 죽지 않고 오래 살면서 자손을 남기면 자손을 남길 기회도 많아질 텐데 말이다. 1장에서는 이런 물음을 탐구하면서, 피터 메더워의 ‘노화의 돌연변이 축적설’을 비롯해 생애 초기에는 생물체에게 도움이 되는 유전자가 노년기에는 유해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길항적 다면발현’ 이론, 토머스 커크우드의 ‘일회용 신체가설’ 등 죽음에 관한 다양한 이론을 소개한다.
기막히게 오래 사는 생물들은 무엇이 다른가?
2장에서는 인간 이외의 다른 생물들로 시야를 넓힐 때 수명에 관해 알게 되는 놀라운 사실들을 설명한다. 케임브리지 대학 식물원에 있는 사과나무 하나는 아이작 뉴턴이 살던 집에 있던 나무에서 잘라낸 가지에서 다시 자란 것이다. 이런 놀라운 재생 능력 덕분에 어떤 종의 나무는 수천 년을 살기도 한다. 작은 수생동물인 히드라 역시 계속 조직을 재생할 수 있어서 전혀 나이를 먹지 않는 것처럼 보이며, ‘불사 해파리’로도 불리는 홍해파리는 스트레스가 강한 환경에 놓이면 변태를 거쳐 발달 초기 단계로 돌아간다. 척추동물 중에서도 북극고래는 200년을, 그린란드상어는 400년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 연구계의 마스코트 격으로 암에 대해 강력한 저항성을 지닌 벌거숭이두더지쥐와 모든 포유동물 중 수명지수(LQ)가 가장 높은 큰수염박쥐도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다. 샌타페이 연구소에서 제시한 동물들의 크기, 대사율, 수명의 일반 법칙에 따르면 대체로 동물의 수명은 몸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간은 평균 수명이 이런 기준에 따른 기대수명보다 5배나 더 높다는 것도 흥미롭다(52쪽). 책은 122세에 사망해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살았던 것으로 확인된 여성인 잔 칼망을 비롯한 기록적인 장수인들, 그리고 백세인에게 어떤 특별한 점이 있었는지를 소개하면서 인간의 수명에 생물학적 한계가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생물학의 최전선으로 향하는 흥미진진한 모험
유려한 문장, 탁월한 비유, 엄밀하면서도 대중적인 과학 글쓰기의 모범
3장에서 10장에서는 유전자에서 단백질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일어나는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을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노화와 죽음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넓힌 중요한 발전들을 소개한다. 우선 DNA 손상이 일어나는 여러 경우와 이를 복구하려는 기전을 소개하는 3장에서는 ‘절제 수선’, ‘세포 자멸사’ 같은 생물학적 과정을 비롯해, 종양 억제 유전자, DNA 복구 유전자 등을 만나게 된다. 4장에서는 염색체가 분열할 때마다 말단(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며, 이것이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결국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노쇠단계에 진입한다는 점(헤이플릭 한계), 그리고 텔로미어 복구 효소(텔로머라아제)의 발견에 관한 이야기가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5장에서는 살아온 내력과 환경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지는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대해 살펴보면서, 우리 몸의 노화시계를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며, 6장에서는 세포 내에 결함 있는 단백질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자가포식, 단백질 합성 중단 등)를 설명하고, 이것이 알츠하이머병 같은 노화 관련 질병과 어떻게 관계되는지를 살펴본다.
7장에서는 단식이 왜 유익한지를 보여주는 과학 연구를 살펴보면서, 마음껏 먹으면서도 열량 제한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약물을 찾으려는 연구자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8장에서는 예쁜꼬마선충에서 발견한 장수 유전자를 비롯해, 노화를 조절하는 특별한 호르몬을 다룬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시르투인이며, 항노화제로도 각광 받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민, 레스베라트롤, NAD, NMN 같은 물질도 하나하나 살펴본다. 9장에서는 에너지 생산공장일 뿐 아니라 세포 대사의 중심인 미토콘드리아를 들여다본다. 유리기(자유 라디칼)의 작용, 그 위험을 방지한다는 항산화제의 실제 효과며 염증노화 등을 다루고, 운동이야말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해결하는 특효약이라는 점도 일러준다. 10장에서는 세포 노화가 어떻게 연령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살펴본다. 염증이 생기는 원인, 줄기세포를 이용한 노화 역전의 가능성과 한계, 야마나카 인자를 이용한 세포 재프로그래밍, 젊은 피 수혈의 효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살펴본다.
책은 이렇게 세포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부터 DNA의 손상과 복구, 텔로미어, 후성유전학, 열량 제한, 자가포식,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 유리기에 의한 산화와 염증 등 노화에 관계된 주요한 기전을 그야말로 총정리했다. 이를 위해 방대한 논문, 그에 대한 리뷰와 기사를 샅샅이 훑고, 주요 학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거나 이메일로 인터뷰하기도 하기도 하는 저자의 모습에는 엄밀한 과학을 수행하는 깐깐한 학자의 자세가 그대로 드러난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것 없이, 확실히 밝혀진 사실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명하게 구분해 일러준다. 덕분에 독자는 노화과학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물과 치료법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방대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부담 없는 분량에 핵심만을 잘 정리해냈고, 어려운 내용도 탁월한 비유를 통해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발견의 역사를 숨 가쁘게 펼쳐내면서 연구자들의 재미있는 일화와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평가도 곁들여 무척 재미있게 읽힌다. 이따금 발견할 수 있는 유머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노화의 메커니즘을 대단히 통합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는 것은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 책만의 장점이다. 저자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은 노화과학의 놀라운 성과에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는 점이다. 분자, 유전자, 단백질, 세포 수준에서 각각의 기전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서, 한 측면에서는 돌파구가 열린 것 같더라도 다른 면에서는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생과 회복을 돕는 생물학적 기전과 암을 유발하는 기전이 체내 각 단위에서 서로 충돌하는 현실을 여러 차례 지적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분자생물학의 발전이 어떻게 노화의 모든 측면에 해결의 실마리를 던졌는지 설명하면서, 종종 과도하게 부풀려진 부분에 회의적인 관점을 드러냈”고, “현재 노화 연구에 집중되는 돈과 절박함을 생각할 때 ... 불과 몇 년 안에 뭔가 크게 달라질지도 모른다”면서도 “노화란 너무나 복잡한 현상이므로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342쪽)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준다.
미치광이인가, 사기꾼인가, 선지자인가?
노화와 죽음을 물리치기 위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시도들을 다루는 11장은 항노화 과학에 관심 가져온 독자들라면 특히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질병으로 사망한 이의 시신을 치료법이 나올 때까지 냉동했다가 되살린다는 인체냉동보존술(피터 틸, 레이 커즈와일, 닉 보스트롬, 샘 알트먼 등 유명인들이 사후 냉동 보존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은 소설 《삼체》 같은 SF 작품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지만, 저자는 “살아 있을 때와 다름 없는 상태로 해동한다는 것에 눈곱만한 가능성이라도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291쪽)고 잘라 말한다. 발전 중인 커넥토노믹스를 이용해 뇌 속의 모든 뉴런의 지도를 그려두었다가 나중에 뇌를 되살린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우리가 늙는 속도보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 다시 말해 매년 기대수명이 일 년 이상 늘어난다면 영원히 죽음을 벗어난다는 것”(294쪽)이라는 ‘탈출 속도’ 개념을 제시한 이후로 이런저런 말썽을 일으키면서도 “장수 연구 분야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오브리 드 그레이를 도마 위에 올려놓는가 하면, “윤리적으로 미심쩍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 하버드대 노화과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를 비롯한 주류 항노화 산업계의 스타 과학자들과 실리콘밸리의 갑부들, 알토스 랩스 같은 수명연장 기업에도 일침을 가한다. 연령 관련 질병으로 건강이 나쁜 채로 지내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건강 수명을 늘리겠다는 ‘질병 상태 압축’ 개념 역시 매력적이지만, 실제 현실의 추세는 이와 거리가 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이런 논평은 공적인 지식인으로서의 책임감의 발로로 읽히는데, 덕분에 독자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는 수명 연장 기업들의 수사에 속지 않고, 노화산업과 관련된 소식을 좀 더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수명 연장이 불러올 철학적, 사회적, 윤리적 물음
“이런 기술이 널리 보급된다면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어쩌면 우리는 현재보다 훨씬 오래 살게 되었을 때 닥칠지 모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결과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몽유병 환자처럼 미래를 향해 비척비척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노화 연구분야의 최근 발전과 어마어마한 투자를 생각할 때 우리는 이 연구가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갈지, 인간의 한계에 대해 어떤 선택들을 제시할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16-17쪽)
결국 저자는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면서도, 노화과학에 대해 “환멸과 불만의 겨울을 지나고 나면 결국 중요한 진보들을 이룰 것”(344쪽)으로 전망한다. 때문에 책은 노화의 생물학을 설명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노화과학에서 몇 가지 성공이 이루어져 기대수명이 대폭 늘어난 세계가 도래하기 전에 생각해보아야 할 점들도 짚는다. 불평등 심화, 인구 과잉, 은퇴 연령 연장 필요, 창조성의 저하, 세대 간 공정함의 문제 등등은 바로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지혜가 생기며 창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자조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솔직한 의견을 들려주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의 덧없는 존재에 대한 러브레터
저자는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뿌리깊은 본능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그 자신이 고혈압약, 고지혈증약, 혈전 방지용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한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훨씬 오래 살게 된다고 해서 훨씬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리라고 확신할 수는 없”으며, 신기루 같은 수명연장을 좇기보다는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현명함”을 지적한다. “그 유한성이야말로 지상에서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보람 있게 보내겠다는 욕망과 자기 격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339쪽). 이것은 많은 독자들이 동의하는 입장이기도 할 터이다. “우리가 왜 죽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며 살아 있는 세계 전체에 대한 나의 관점, 무엇보다도 나 자신과 내게 남은 시간에 관한 관점이 바뀌었다”(크리스 반 툴루켄)는 추천사처럼, 이 책이 독자의 삶의 시간을 새롭게 바라도록 하는 성찰의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