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국 신고서에 직업을 회사원으로 썼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분이지만 물리학 석사학위만 가지고도 연구 잘하던 호주 동료가 직업을 physicist로 적는 것을 보고 약간의 반성과 함께 나도 직업을 물리학자로 적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회사원으로 적어야 할까 보다. 내가 근무하는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물리학자들 일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이 CERN에서 계획되고 있는 양성자 충돌 실험에 별 관심이 없다. 더 이상 물리학자가 아닌 기술자로 전락해 버린 우리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준 모임에 다녀왔다는 느낌이다.
임재춘 교수님으로 부터 클럽에 대한 소개를 듣고, 한번쯤 가 볼 생각을 했었다. 더욱이 잘 알고 지내던 황교수님이 오신다니 더 좋은 기회다. 어떤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랐지만, 아내와 초등1년 딸 애를 앞세울 용기를 냈다. 뇌과학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보려던 참이라 못 알아먹은 얘기가 오히려 내게는 더 큰 가르침이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는 자연과학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꼼짝하지 않았던 대중들이 내게는 더 무서운 가르침을 준 것 같다. 초등학교 때 가봤던 또 다른 교회 부흥회였다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젊은 과학도 두 분의 발표에서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난 앞으로 직업란에 뭐라고 써야 할까? 우주론에 대해서는 입자물리하는 사람들이 몫이라고 치부해 버릴 것인가? 대학원에서 상대론적 양자역학을 들으면서 대칭성으로 부터 출발해서 Dirac 방정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보고 전율했던 그 물리학자는 어디로 갔는가? 내 전공이 아닌 분야는 일반인들 보다 더 무식한 기술자로 전락해 버린 자신이 부끄럽다.
최소한 이런 반성의 기회를 준 100books 클럽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내 아내처럼 내용을 너무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아우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신다면 더 좋은 모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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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구절이 많이 공감됩니다.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는 그저 경이로움 느끼며 감탄 하면 되는 자리였는데...
박승남 회원의 후기를 읽으며, 앉아계시는 내내 어떤 기분이었을까.. 상상하니
많이 힘드셨을 거 같아요.
결코 쉽지 않았을... 그 마음을 드러내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많은걸 나누고 싶습니다~반갑습니다
처음 오셔서 이런 진솔한 글을 남겨주시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많이 배우겠습니다.
또 어딜 가나 백북스를 소개하시는 임재춘 교수님께도 감사합니다.
사모님께서는 제 발표가 '문화충격'이었다고 좋아해 주시고.
감사합니다. ^^
많은 도움이 되어 주세요. 감사드립니다. ^^
(나는 출입국 신고서에 무어라 써야할까,....?)
그리고, 박사님의 활약을 미리 기대해도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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