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차 서 호주 학습탐사 일지 2013. 6. 4



이번 탐사는 비박을 한다고 해서 짐을 쌀 때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기대가 반 불안이 반이었다. 그러나 5일간의 짧은 일정을 어떻게 소화하고 올까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었다. 전날 미리 경주에서 서울로 올라왔기에 조금은 한가로운 기분이 되어 이것저것을 다시 챙겼다. 될 수 있으면 가볍게 짐을 챙기라는 부탁도 있고 해서 줄이고 또 줄였다. 그렇게 짐을 산 덕에 공항에서 침낭과 침낭커버와 매트를 덜어내니 짐이 한결 가벼워졌다.

 

싸게 갈려고 동서울터미널에서 19시 20분 버스를 7,400원을 내고 탔다. 한 시간 반 걸린다던 버스가 20분 빨리 도착했다. 미리 나눠 준 인쇄물에 F카운터 앞이라고 적혀 있어 부지런히 가는데 임동수 총무가 어느새 나를 보고 “스님! K카운터에요”라며 일러준다.

 

전번 몽골 탐사 때 헌신적으로 일했는데, 이번에 같이 못 가게 되어 서운했다. 저녁 9시가 안 되었는데도 탐사대장 박문호 박사님과 김현미님이 벌써 와서 짐을 체크하는 중이었다. 임동수님 외에 신양수님과 박순천님은 못 가는데도 미리 와서 거들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탐사대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그사이에 몇 분은 저녁 먹으러 가고 남은 팀은 남아서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박수미, 민시우 모녀는 호주가면 김치를 못 먹을 것 같아 김치찌개를 미리 사먹었다고 했다. 진주에서 올라온 신윤상님은 그 틈에서도 뭔가 들여다보고 열심히 공부중이다. 박자세다운 모습이다.

 

이번 탐사에서 배울 책은 195페이지 분량의 책이다. 짐을 부치는 사이 박사님은 “제 9차 박자세 해외학습탐사 서 호주” 라고 쓰인 책을 펼치고 중요한 곳과 외워야 할 곳을 지목해 주었다. 책을 보다가 김현미님에게 한마디 했다. “이거 페이지가 표시 안 되어 있잖아요. 페이지가 얼마나 중요한 건데 이걸 빼먹다니! 그렇게 일렀건만!”이라며 화를 냈다.

 

그건 그렇다. 몽골탐사 때 700 페이지가 넘는 학습탐사용 책에도 페이지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작은 책인데도 페이지 수가 없으니 신경을 안 썼다고 성을 낼만도 했다. 할 수 없이 손으로 일일이 페이지 수를 각자가 그려 넣었다. 정확하게 195페이지였다. 박사님은 “이 책은 35권 한정판으로 10만원도 넘는 가치를 지닌 책입니다”라는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부친 짐은 내 것이었다. 다 마치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