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후기
한 사람을 직접 만나기 전
이미 그 사람의 작품/시를 통해 만남을 가졌다면 만남의 색깔은 달라질까?
문태준 시인은 '가재미'란 시를 통해 이미 나와의 만남을 이루었다고 자부한다.
엄마가 돌아가시던 날 !!
난 화가로써 엄마의 마지막 '눈물' -눈물이라기보다는 영혼의 결정체/ 한방울에서 경건함과 엄숙함을..
'언젠가는 표현하리라'는 생각만 가지고 살아 온지 십여년.
가슴에 내재된 멍울이 우연찮은 시 하나로 울컥 쏟아져 나온다.
시란 이런 것이다.
나도 모르게 나를 느끼게 하는것 !!
실제 문태준 시인의 시 강연은 밀도 있고 예리하다.
일상의 자기모습 속에서 느끼는 바를 시와 어떻게 연관지어 표현하는지..
시인은 솔직하다.
그 솔직함 속에 문시인 만의 당당한 시 세계가 엿보인다.
그는 어우를 줄 안다.
젊은 시인임에도 주변의 많은 시인[백석 .박용래 .오규원 .유종인 .최승호. 이상]들의 작품세계를 설명하고 우리의 이해와 사랑을 구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장 슬프고 지칠 때
너무 지쳐 방바닥 속으로 팔다리가 박혀
꼼짝 달싹 못할 때. 그 때 시를 읽는다.
박경리의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
사무에 울만의 [청춘이란]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기억이 나를 본다.]
외 정호승 안도현 류시화 지안스님의 선시해설.박노해,칼릴지브란.한용운. 서정주.
그는 또 이야기 한다.
감각의 전환에 대하여 ..일상의 감각으로는 시어들을 끄집어 낼 수 없다고.
'갑싸게 세상과 유대하지 말라'는
릴케의 말을 인용.시적순간, 예민한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순간`` 나는 '새로운 감각의 경험을 얻고자 박자세에 와 공부하는데 ..' 확신이 번쩍 든다.
마지막으로 박사님의 질문 "시를 쓰려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쓸까요?"
문시인은 많은 시를 읽고 그 시 안에 있는 많은 '시어'들을 알아야 한다고.말씀하신다. 박사님께서 자연과학 용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하시듯 시에 있어 시어!!
개인적으로 난 세계미술용어 사전의 미술용어들을 틈틈히 보고 있었는데..
이번 첫 강연에 깊이 있고 확연한 시의 세계를 생각해 보고 이해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서 너무 뿌듯하고..
박사님께 감사드리는 바이다.
다음에 또 어떤 분의 어떤 강연이 될 지 기대되고 설레인다.^^*
‘달고 팬다’는 말이 있고, ‘엉엉 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두 말을 참으로 아낍니다.
한 놈을 팬다고 하면 될 것을 왜 ‘달고 팬다’고 했을까, 왜 매달아놓고 팬다고 했을까. 달아놓고 패야 마음이 바닥을 다 드러내도록 제대로 팰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달지게 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이 생기는 정도가 아니라 흠씬 두들겨 패려면 달아놓고 패야 되기 때문입니다. 시도 이렇게 달아놓고 패야 좋은 놈을 잡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래야 시가, 시의 언어들이, 시의 밀사들이 내 몸을, 내 혼을 천장에 달아놓고 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엉엉 운다’는 말이 참 좋습니다. 얼마 전 한 시인을 만났더니 시 한 편을 마쳐놓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그분의 세수는 칠순이 내일모레입니다. 칠순이 다 된 그 선생님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엉엉 울었다는 것입니다. 좋은 시인의 성정을 지녔기에 그 궁상을 떨어도 부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 제 5회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소감 중에서
문태준 시인이 참 좋습니다.
화가님께서 글도 잘 쓰시네요.
그림과 시와 학습이 하나로 모이면
어떤 시너지로 부러운 폭발을 이루실지,,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