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얼마 전 한국근현대미술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위의 그림입니다.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입니다. 그림의 네모들이 무엇처럼 보이십니까? 저는 '원자'를 떠올렸습니다. 고체 안의 원자들이 빽빽히 배열한 모습 같습니다.
하나의 에너지 덩어리에서 팽창하여 138억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보는 우주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만질 수 있는 것들은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지금까지도 수없이 분해와 결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세포에서는 ATP가 ADP로 분해 되었다가 다시 ATP가 되고, 지구의 땅에서는 바위가 흙이 되었다가 다시 바위가 되고, 우주에서는 성간물질이 수축 되었다가 다시 초신성으로 흩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요?
50억 년 뒤 태양이 수명을 다하고 나면 마지막에는 다이아몬드 덩어리가 됩니다.
만약 우연히 옆에 마주 한다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그 때 박자세에서 함께 공부하지 않았냐고 말이죠.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시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 시에서 모티브를 잡고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10년 전 쯤일인것 같습니다. 처음 이작품을 본 것이, 그 때는 작품의 설명대로 삶속에서 이어지는 무수한 만남(인연)의 관점에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세포의 관점에서 보게됩니다. 누구일까요, 로버트 훅의 코르코 조각에서 모티브를 잡은 양파, 개구리, 아니면 챔팬지, 비슷하지만 아니라구요, 인간의 60조개의 세포로 오기까지의 모든 것들~!?
오늘 아침, 어느새 도파민도 깨어나 예술작품을 만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