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지문


우주는 지문을 남겼다. 뼈에 

우린 태어날때도 

온전한 뼈를 보지 못하고 

살아있는 동안도 보지 못하고 

죽어서조차 보지 않는다 

살과 피로 위장하고 

추하고 혐오스럽다고 피한다 

장막을 걷어내니

경외할만큼 완벽한 좌우대칭 

정교하게 모듈화된 축 

하나에서 여럿으로 순서화된 팔다리 

대칭이 우주의 실상이라면 

마디마디는 움직임이다 

지문은 

물고기와 개구리가 

개구리와 늑대가 

늑대와 고래가 

고래와 인간이 

인간과 새가 

다르지 않음을 말해준다 

빅뱅이 대칭을 깨뜨렸지만 

뼈에게는 숨겨놓은 듯하다 

우주는 뼈에 지문을 남겼고 

지문은 진화를 통해 해독되었다 

뼈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