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runch.co.kr/@jollylee/346

근래 사람들의 최고 화두는 다이어트다. 살을 뺀다는 것이다. 부지런히 조깅도 하고 근력운동도 한다. 조금 더 부지런한 사람은 등산도 가고 자전거도 탄다. 목적은 한 가지다. 체중을 줄이고자 하는 욕망이다.

그런데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 대부분이 실패를 한다. 체중 1kg 줄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말이다. "체중 줄이기를 안 해본 사람 손들어보세요!" 아마 아무도 없을 거다. 어느 날 몸의 움직임이 거북해 체중계에 올라섰다 경악을 하고 충격을 먹고는 당장 굶기 시작하고 신발끈을 다시 맨다. 방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훌라후프와 줄넘기를 꺼내고 언젠가부터 베란다에서 빨래 건조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내 자전거에서 빤스며 티셔츠를 걷어내고 올라앉는다. 그리고는 딱 이삼일만 한다. 물론 더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렇다는 말이다. 운동을 일주일을 넘기고 한 달을 지나 3개월 차에 접어들어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열에 한두 명 있을까 말까일 것이다. 이렇게 꾸준히 하여 습관화하는 사람은 정말 독한 사람이다.


운동을 일주일도 못해 포기하고 안 하는 이유는 골프 치는 사람이 골프가 안 되는 이유의 종류와 버금가게 많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저녁엔 피곤한 거 같아서, 아래층에서 시끄럽다고 층간소음 신고할까 봐, 실내 자전거를 2년 전에 샀는데 낡은 거 같어서 탈 기분이 안 생겨서, 조깅을 나가려고 했는데 밖이 추운 거 같아서, 어제 과음을 해서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운동을 하려고, 내일 출장을 가야 하는데 오늘은 무리하면 안 되니까 하루 쉬려고" 등등 운동을 하지 않기 위한 이유는 108개도 넘는다.


하지만 이런 핑계를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몸이 만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내가 몸이고 몸이 나이긴 하지만 브레인의 명령이 아니고 우리 몸의 세포가 이미 운동해봐야 체중 줄이는데 별 효과가 없음을 알고 게으름을 피우도록 하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들여다봐야 한다. 다이어트, 운동 모두 체중을 줄이는데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효과가 있긴 하다. 다이어트는 먹는 것을 줄이는 것이니 당연히 효과가 있을 테고 몸을 혹사하는 운동 또한 에너지를 소비하니 효과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 다이어트 및 운동을 하다가 중단하면 금방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예전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예전보다 체중이 더 불어나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의 세포는 과거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체중이 확 줄어들었던 이유는 빵빵했던 지방세포가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에너지 공급을 줄이고 많이 사용하니 쪼그라들어서 그런 것이다. 그러다 다이어트와 운동을 안 하고 방심하는 며칠 사이, 세포는 에너지 확보를 위해 식사할 기회가 되면 자기도 모르게 허겁지겁 먹게 된다. 예전 체중 이상을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지방세포는 직감하고 있다. 지방세포는 계속 에너지가 들어오면 6배까지 늘어난다.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더 늘어나는 이유다.

다이어트와 운동에도 열역학 제1법칙인 에너지 보존법칙이 철저히 적용된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는 형태가 변할 수 있어도 새로 만들어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력 에너지 - 출력 에너지 = 저장 에너지" 공식이다. 입력 에너지는 먹는 음식이며 출력 에너지는 기초대사량과 운동이 되며 그 결과로 남게 되는 저장 에너지는 지방의 양이 된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저장되지 않을 것이고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면 많이 쌓인다는 철칙이다. 다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출력 에너지 사용에 있어 운동보다는 기초대사량을 통해 에너지의 70%를 쓴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입력 에너지를 줄이는 행위이며 운동은 출력 에너지를 높이는 행위다. 그런데 운동을 통한 출력 에너지 효율이 30%밖에 안된다는 것이 함정이었던 것이다.

기초대사량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몸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에너지 소모량이다. 즉 몸이 호흡, 심장박동, 체온 유지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초소한의 에너지 사용을 말한다. 이 기초대사량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70kg의 남자는 대략 1,600kcal, 50kg인 여성은 대략 1,200kcal를 소모한다. 70kg인 사람이 30분간 운동하여 에너지를 소비할 경우, 가벼운 걷기 130kcal, 조깅 290kcal, 자전거 타기(평지) 140kcal, 등산 320kcal, 수영 410kcal 정도를 사용한다. 기초대사량만큼 걷기로 소모하려면 6시간을 걸어야 하고 조깅은 3시간을 해야 한다. 바로 효율성의 차이다. 운동으로 살빼기가 힘들었던 이유이다.


그렇다면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이 방법이다. 어떻게? 근육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기초대사량을 높인다고 숨을 빨리 쉴 수도 없고 심장박동을 내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도 없으며 항온 동물인데 체온을 일부러 높일 수 도 없다. 방법은 오로지 근육을 늘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뭐야? 결국 근육량을 늘리려면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 거네?" 그렇지만 운동도 요령껏 적당히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이에 맞는 적정 운동을 해야지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관절에 무리가 오거나 피부 노화가 빨리 오는 등 독이 된다.

 또한 규칙적으로 세끼를 적당량 챙겨 먹어야 한다. 식사를 걸러 공복 상태가 되면 몸은 다음번 식사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마구 먹게 되며 심지어 다른 신진대사까지 낮춘다. 신진대사가 떨어지면 근육량 및 기초대사량이 함께 낮아진다. 끼니를 거르지 않아야 몸도 항상성 유지를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활발한 신진대사를 위해서는 잠도 충분히 자야 한다. 충분한 수면이 신진대사를 좋게 하기 때문이다.

비만은 질병이다. 에너지 보존법칙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식사를 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기초대사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비만을 예방하는 길이다. 만병의 근원이 되고 있는 비만을 이젠 끝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