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학 서적에서 수식이 한 줄 나올 때 마다 구독자수는 반씩 줄어든다는 속설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도 있는 듯 하지만,  오히려 적절한 수식 없이 설명만으로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비록 소수의 독자를 겨냥한다고 해도  수식을 이용해서 상대성 이론의 핵심에 접근하는 책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디테일에 어려움이 있지요.  저자의 입장에서는 간단하게 쓰려니 점프가 심해서 따라가는 독자가 길을 잃고, 상세하게 쓰려다 보면 책이 너무 두터워지고 또 물리학 교과서 분위기라 일반인에 선듯 따라가기가 겁나니까 시도를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핵심만 간단히 요약하고 중간 중간에 재미 있는 이야기를 적절히 추가해서  큰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게 만든 책과 아주 아주 디테일 하게 모든 계산 과정을 담은 책이 있지요. 


첫번째 부류의 책은 마치 세계 명작 소설을 줄거리만 읽은 것처럼 뭔가 끝까지 가기는 갔는데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대작 소설을 다 읽었을 때의 감동 같은게 있을리 없지요.  그래서 장 방정식을 종이에 쓸 수도  있고 그 의미를  제 3자에게 설명할 수는 있어도 스스로 생각 해 봐도 제대로 안 다고 할 수 없지요. 


두번째 부류의 책은  그 엄청난 수식을 따라는 가는데 가다가 지치게 됩니다.   수식 한 줄에서 다음 줄로 넘어가는 것을 알겠는데 어느 순간 뭘 하고 있는지를 맥락을 놓치고 있으니 재미도 없거니와 돌아서서 머리가 멍 해 집니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가도 뭔가를 깨우쳤을 때의 환희 같은 것은 고사하고 내가 무모(?)한  지적 도전의 허세에  매몰 된 것 아닌가 반성까지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