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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요한 가치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일상의 행로가 정해진다. 건강? 행복? 돈? 지식? 모든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본인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따라 살게 된다. 돈을 벌러 직장을 가고 행복을 위해 여행을 가며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지식을 쌓기 위해 도서관에 간다. 일상이 이렇게 가치를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들여다보면 모두 한 군데로 모이는 곳이 있다. 바로 '안전'이라는 곳이다. 안전(安全)하다는 것은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이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다. 편안(便安)하다는 것은 '몸이나 마음이 걱정 없이 편하고 좋다'는 뜻이다.

인간이 그토록 추구하는 돈을 많이 벌고자 함은 '물질적으로 편안해지고자 하는 것'이며, 행복하고자 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편안해지고자 하는 것'이고 건강하고자 하는 것은 '몸이 편안해지고자 하는 것'이다.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모든 생물의 기본 생존원리와 맞닿아 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섭취하는 것조차 음식을 먹음으로써 신체균형의 편안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결국 편안함의 이유는 '안전'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중간을 사는 인간은 그 가운데 시간을 '편안하게'라는 안전이 담보되어야 온전한 삶과 죽음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군집 생황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을 끊임없이 탐색한다. 나에게 안전한 사람인지 아닌지 살펴보게 된다. 그런데 이 탐색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보는 순간, 딱 알아버린다. 상대방의 말투, 제스처 등을 통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해낸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되는 과정에서 익혀온 것이다. 그래서 말투를 부드럽게 하고 행동을 온순하게 함으로써 위험 요인이 없음을 상대방에게 알리게 된다. 부드럽고 다소 느린 말투는 안전 신호로 감지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사람"
사회적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쉽지 않다. 모든 사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사실 없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나마 편안함을 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해야 한다. 그렇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품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불현듯 등장하는 화나 거친 말투조차 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을 위협하고 있는 언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조차 자신은 잘 모른다. 내 주변에 사람이 모두 사라진 후에야 '내가 공격적인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내 주변엔 몇 명의 사람이 있는가?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었는가 되돌아보자.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은 힘든 것이 아니다. 그저 안부를 묻고 옆에 있으면 어깨 한번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니 휴대폰으로 "잘 지내지?"라고 문자 하나 보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