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세 해외학습탐사로 몽골에 다녀온 지 그새 두달이 지나갔다.

이제 몽골에서의 기억이 머리속에서 지워질 시간이다.


어제 문득 길가다 마주친 헌책방에 들어갔다.

혹시 좋은 책이 있나 두리번 거리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보는 고서, 그림책, 사진책이 쌓여있는 코너로 

나도 모르게 저절로 발걸음이 옮겨졌다.

순간 내눈앞에 흉노무덤이라는 책이 떡 버티고 서있는 걸 발견하고 가볍게 흥분되기 시작했다.


두권이 한 세트로 구성되고 CD도 한장 포함되어 있었다.

제목을 보니 "몽골 호드긴 톨고이 흉노 무덤"이라 적혀있었다.

몽골 학습탐사시 아르항가이에서 바양홍고르를 지나는 길에 가다 멈추기를 반복하며 

감상에 젖어 보았던 수많은 적석목곽분들이 생생히 떠 올랐다.

학습탐사대가 가는 곳마다 엄청나게 방대한 지식으로 설명하시던 박문호 박사님마저 흉노무덤앞에서

어딘가에 흉노무덤에 관한 자료가 있을 텐데란 말을 곱씹었던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대규모 흉노 공동무덤에서 거의 1시간 반을 지체하며 시간을 보내던 기억과 신양수 선생님이 

구글에서 인공위성지도로 찾아놓은 흉노무덤의 사진이 떠 올랐다.


과연 그 장소에 있었던 흉노무덤에 관한 책일까?


책을 꺼내들고 한장한장 넘겨보았다.

우리가 지나가며 보았던 그 지역의 흉노무덤에 관한 책이 틀림없었다.

그것도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과 몽골 국립역사 박물관,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 연구소가 

공동 학술조사한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2003년에 쓴 책이다.

물론 몽골어와 한국어로 씌여있다.

정확하게 우리가 보았던 그 장소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무덤의 형태는 똑같았다.

제대로된 흉노무덤에 관한 책을 만난 것이다.


이번에 몽골학습탐사 책을 쓰는데 도움이 될 듯하였다.

책 가격을 보니 가격표시도 없다.

1만원을 주고 샀다.

조만간 박자세 사무실에 비치해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