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초 제1회 특별한 뇌과학 강의에서였다. 내가 박사님의 수첩에 대해서 처음 들은 것이.

영업비밀이라며 조심스럽게, 약간은 아까워하는 듯한 뉘앙스였지만 아주 상세하고 친절하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 놓쳐서는 안 되는 정보임을 그 자리에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름 수첩헌팅을 한 후 몇 권의 다양한 수첩이 책상위에 쌓였다. 그런데 참 멋쩍게도 그 수첩위에는 먼지만 쌓여갔다.

 

그러던 중 그 해 10, 2회 특별한 뇌과학에서 변연계발표를 준비하면서 드디어 수첩이 내 생활로 들어오게 된다. 박문호 박사님의 공부 프레임과 모듈을 모두 배우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박사님의 경험에서 나온 베스트 툴을 사용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핵심중의 핵심이 수첩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그대로 따라하기로 작정을 했다. 사이토 다카시의 <일류의 조건>에서도 첫째가 훔치기이지 않았던가. 둘째는 요약하기’, 셋째는 추진력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양지사 위클리 48’동아의 -녹크젤펜 파란색.

정리와 그리기를 반복했다. 항상 옷이나 가방에 휴대하고, 잘 때도 머리맡에 두고 잤다. 가장 수첩공부가 잘 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거나 타서 그림을 그릴 때가 가장 암기가 잘 된다. 앉아서보다 서서갈 때가 더 좋다. 이런 방법으로 수첩을 사용하면 따로 책상에 앉아서 공부 하지 않아도 박사님 강의 따라가기는 결코 어렵지 않다.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시간이 없어서 공부 못한다는 말도 성립 할 수 없다.

 

그때 수첩사용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2년 넘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천뇌발표를 한다는 게 가능했을까, 그리고 천뇌발표를 꾸준히 하지 않았다면 공부가 어느정도나 진전 되었을까를 반문해 본다. 아마도 박사님 만나고 3년 가까이 그랬던 것처럼 기억된 학습이 아닌 훅 불면 날아가는 '느낌만 남는 학습'을 하던지, 아님 지쳐 떨어졌던지, 아님 박사님 방법은 아니라고 비판을 하던지 하지 않았을까?

 

수첩이 아니고는 적은 시간에 힘들이지 않고 이 어렵고 엄청난 분량의 내용을 기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건 반대로 수첩을 쓰면 이 모든 것이 수월해 진다는 거다. 감히 수첩 없이 박자세 공부는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 내 책상에는 제 3, 4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 제 2, 3, 4회 <특별한 뇌과학>, 제 34차부터 제 58차까지의 천뇌발표내용이 촘촘이 정리된 위클리 48’ 15권 정도가 쌓여있다. 1시간짜리 변연계 발표를 수첩 단 한장으로 정리해 놓은 것도 있고 일반상대성 이론 발표후 그 내용을 그대로 암기해서 다시 적어놓은 것도 있다. 박사님의 특강도 정리했고, 해외학습탐사용 수첩은 다른 색깔을 쓴다. 그야말로 THAT'S ALL. 박자세에서 '수첩'은 결코 그냥 수첩이 아니다. 박자세 수첩은 한마디로  필수품이자 '지름길'이다.

 

어제는 제 4회 특별한 뇌과학 9강을 마치고 귀가해 수첩에 강의 내용을 정리했다. 궁금했던 내용 두어가지는 교과서를 찾아 살펴보았다. 이제 틈틈이 수첩에 있는 것을 그려보면 강의의 기본은 정리가 된다. , 그런데 이번주는 만만치가 않다. 59차 천뇌발표에서 새로운 실험이 시도된다. 특뇌 1강부터 9강까지 40시간의 내용을 모두 암기하고, 즉석에서 요구되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신다. 한 시간 동안. 이번 주에 몽골 책도 완성해야 하고 법인등기도 해야 하고 토요일은 김장도 해야 한다. 과연 될까?

 

되는지 안 되는지 한 번 두고 볼 일이다. 수첩의 힘을 믿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