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어제로부터 불어오는 머물 수 없는 바람이
어금니 꽉 깨문 오늘을 흔들고 있다
구름 그림자 사라진 공간에
파도 흔드는 내가 있다
입술의 벌림만큼
입가로 흘러나오는 소리
밀려오는 파도가 있고
흐르는 파도가 있다 한다
찢어지는 가슴으로 바다가 자라고 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은
공간을 한 점 없이 채우고
별 빛 사그라든 안면도에
소리가 자라난다
흘러온 파도는 고요히 얼어 붙고
흐르는 소리는 눈 사이로 사라진다
지난듯 지나지 않은 시간에
어금니 풀리는 소리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밤
피식~ 웃음 소리가 난다
안면도에 탈출하지 못한 눈이 내리고
바다는 물결조차 남기지 않고 적막만 가득하다
어느날 알게 되었습니다.
지구의 몸무게가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한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빌딩은 올라가고, 사람의 수가 늘어 납니다.
철근도 콘크리트도 올라갑니다.
하늘에서는 끊임없이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립니다.
바람이 고비사막에 모래를 몇 만 톤씩 한반도에 몇 천년 동안 쏟아 붓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구의 몸무게는 변하지 않습니다.
태평양이 일년에 손톱 크기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크기만큼 바닷물이 채우고 줄어듭니다.
지구의 몸무게는 변하지 않습니다. 수십억년 동안 말입니다.
지구과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지구의 몸무게가 줄지 않음을
아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몸무게가 줄지 않는 지구에 공룡이 사라지고, 고대 생물이 사라집니다.
그 위에 포유류가 태어나고, 영장류가 태어나고, 인류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모두 사라집니다.
몸무게가 바뀌지 않는 행성위에 생명체는 사라지고 태어나기를 반복합니다.
모르는 사람은 말합니다. 그렇게 무거운 철근으로 무장한 빌딩이 올라가는데
어떻게 지구의 몸무게가 늘지 않을 수가 있냐고 말입니다.
그 때 제가 묻습니다. 철은 어디서 왔고, 콘크리트는 어디서 왔습니까
모두 한결같이 입을 다물게 됩니다.
여기에 종교를 논하고 역사를 논하고 인간의 위대성을 논합니다.
지구의 몸무게가 중요하냐고 합니다.
어느 시간부터 변하지 않은 지구의 몸무게는
우리가 모두 행성 지구에 있는 위대하고 놀라운 조합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도 바다는 찢어지는 가슴을 파도의 소리로 달래고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은 모두 없습니다.
무엇인가를 인지하고 지각하는 현상은 신경세포를 통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신경세포가 만든 일련의 전기적 현상이 모든것을 만든다면
과거도 지금의 신경세포를 통해야 하고
현재도 지금의 신경세포를 통해야 하고
미래도 지금의 신경세포를 통해야 합니다.
공간도 신경세포의 지각없이는 나는 알지 못하게 됩니다.
시간과 공간이 모두 단 하나의 조건으로 모여집니다.
옛날의 일이 무엇이 중요하겠어 앞으로 잘하면 되지라고 하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반대로 말하고 싶습니다. 니체의 말을 빌어 사건은 없습니다. 해석만 있을 뿐입니다.
지구의 몸무게는 바뀌지 않고 있고, 미래라는 신경세포는 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해석의 능력, 정보의 조합을 통해 인간이 만든 모든 고통의 조각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날 저녁 바로 안면도로 가셨군요.
시공의 사유를 바로 그곳에서 소리없이 쓰러 내리고 있었군요.
즐거운 시간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