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廉恥) :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요즘 들어 불쑥불쑥 떠오르는 말입니다.

어찌 인간으로 태어나 살면서, '부끄러움'을 모를까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는 배움의 정도, 사회적 지위의 정도, 물질적 풍요의 정도와는 전혀 무관한가봅니다.

이성적 추론과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하여도

그의 욕망이 염치를 넘어서지 않고서는 어찌 그럴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말합니다. 세상살이 다 그렇고 그런 거라고.

 

 

31일 문태준 시인의 강연회에 앞서 그의 책을 읽다가 와 닿는 구절이 있어 올립니다.

 

 

 

      덜어 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마음에도 소식小食이 필요하다.

      덜어 내는 것이 가장 번창하는 일이다.

      말을 덜어 내면 허물이 적어진다.

      덜어 내는 일이 보태는 일보다 어렵지만,

      덜어 내는 일이 나중을 위하는 일이다.

 

 

  ㅡ 문태준, 『느림보 마음』, 물고기가 달을 읽는 소리를 듣다 중에서 ㅡ

 

 

 

 

마음에도 소식이 필요하다니. 역시 그는 다릅니다.

마음의 과식過食이 몰염치를 만드나 봅니다.

 

 

박사님 강의 동영상을 보던 중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물질은 중력장에 구속되어 있고, 인간은 의미장에 구속되어 있다.

      행동은 목적 있는 운동이다. 우리는 목적 없이 움직일 수 없다.

      인간은 의미 없는 행동을 할 수 없다.

 

 

   ㅡ 박문호, 2011년 마곡사, <뇌와 의식, 그리고 불교> 강의 중에서 ㅡ

 

 

 

 

아, 그렇구나! 염치없는 자의 행동은 그 나름의 목적을 이루려 함이구나.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더불어 다짐합니다.

헛된 의미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깜깜이로 만들지 않겠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