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잘 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 아니 아주 큰 부분은 일상에의 매몰이다. 박자세를 만나기 전까지는 일상이라는 부분에 대해 별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똑같은 반복에의 지루함, 정도를 얘기할 때 잠깐씩 스치는 용어일 뿐 깊이 들여다보며 뭐지? 라고 의문을 가져본 적도 없다.

주부라는 삶은 특히나 일상이라는 틀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기 어렵다. 가까운 지인들과 어쩌다 가지게 되는 모임의 자리에서도 일상을 벗어나는 대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간혹 그런 화제가 오르거나, 하다 못해 정치 얘기라도 나올라치면, 그런 골치 아픈 얘기들로 분위기 망치지 말자, 는 사람이 그 중 하나 쯤은 꼭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살아온 삶은 습관이 되고 한번 습관으로 형성된 틀은 쉽게 깨어지거나 제어할 수가 없다. 굳은 결심보다도 더 힘이 강하다. 서울을 오르내리면서, 결심하는 것만 수 십 번. 그 결심의 무너짐이 또한 수 십 번. 그에 비례하여 자괴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러다보면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슬그머니 기어오른다. 결국 flight fight냐의 문제이다. 자신에게 비겁하고 싶지는 않아서 다시 한 번 안간힘을 써보게 된다.

reset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결심하고 더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주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던 이즈음이다. 일상 속에서 습관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사소한 낭비들을 그냥 멈춰 보는 것.

멈춘다고 하니, 예전 홍신자의 무용 공동체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어떤 일들을 하다가, 밥을 먹다가도 종이 울리면 일제히 모든 행동을 stop하는 장면이었다. 수저를 들던 손도, 물을 가지러 의자에서 일어서다가도 엉거주춤한 자세 그대로 다시 종이 울릴 때까지 멈추고 있었다. 그렇게 정지한 상태로 자신의 몸의 움직임을 살펴면서 춤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무심한 행동들을 멈추고 다시 살펴보는 것을 통해 일상의 사소한 습관을 바꿔볼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도중 천+뇌 모임에서 박사님의 얘기를 들었다.

단서와 습관적 행동과 보상의 삼각형, 즉 습관의 삼각형에 대한 책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해 주신 것이었다. 단서와 routine사이의 관계는 쉽게 끊기가 힘드니, 보상을 바꾸면 된다고.

습관을 바꾸고 싶으면 나쁜 단서제공을 stop하고 보상을 바꾸라.

그래서, 오래된 나쁜 습관 중 하나의 단서를 먼저 stop해 보기로 한다. 한꺼번에 다 바꿀 수는 없더라도 하나라도 먼저 실천을 하자. 실행을 한다는 것이 주요하다. Brain의 진화는 잘 행동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인간 brain까지 진화해 온 그 힘을 이제는 내가 먼저 믿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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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삼각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