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초가집에 작은 문이 닫히고 그 흔들림도 조심스러워 공간도 놀라 조용하였다.
여전히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고 올빼미는.......소리가 없었다.
그늘 진 어둠은 밝은 소리만을 내어 놓고 있었다.
느닫없이 불어 닥친 폭풍우에 전기는 끊기고 밤은 길었다.
어쩌다 나는 이렇게 낮은 방에 누워 있는지.
볏으로 엮은 지붕이 바람에 사르락거렸고, 초가집 앞 여닫이 문은 덜컹거렸다.
전화도 없는 친구 집에서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집은 난리가 났겠구나.
학교 사택이 있던 전라남도 장흥읍 부산면 효자리에서 부산면 용반리까지 왜 그리 걸어 왔는지.
난 단지 학교 안 온 친구녀석 궁금해서 걸어 걸어 왔는데 비바람이 쏟아졌고, 동네를 이어주던 다리는
쓸려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잠이 안와서 바스락거리는 소리 그것 하나도 안내며 일어나 밖으로 나왔더니
눈 앞을 번쩍하니 하늘이 갈라지고
쿠구구르르릉 콰광쾅!!!
소리가 났다.
부모가 없는 친구녀석이 할머니가 쓰러져 학교 못 나온 사정은 캄캄한 하늘 갈라지는 소리에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 사이로 무뚝뚝한 아버지 얼굴만 가득했다.
다음날 일찍 용반리 이장님 따라서 집으로 갔더니 아버지는 씻고 계셨다.
장독대에 올려진 세수대야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아버지 손은 하얗고 컸으며 검은 털이
송송송 나 있었다.
아버지 손에 털이 저렇게 컸나 생각을 했다.
아버지는 충혈된 눈으로 나를 보더니 밥 먹자고 하셨다.
밤새 학교 화장실을 뒤지셨고, 온 냇가를 휘저었으며, 우르릉거리는 하늘을 향해 내 이름을
불으셨다고 한다.
지금이야 집에 앉아서 컴퓨터 속 바둑판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계시고, 가끔씩 여전히 큰 목소리로
휴대폰에 소리를 지르신다.
무릎관절을 갈아 치우시고 절둑거리는 다리로 성큼 성큼 잘도 걸어 다니신다.
밤에 비가 내렸다. 오돌 토돌 튕기는 빗소리에 멍하니 방안에 누워 있다보니 그 시절이 내 안에 오간다.
간만에 전화 한 통 넣어야 겠다.
봄비 내리는 날 정겨운 글 잘 읽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개구쟁이 시절 추억이 있듯이
마음은 아직 그 시절 그대로인데
변해버린 모습과 생각, 모든것이 다르게
보이는것도
세포의 춤에서 결정되는 느낌이네요.
생각나기에서 생각하기로 바꾸어 보면서
저도 전화 드려 보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