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줌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이걸로 밥하고 나면 내일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남편은 목포로 전근하여 이사를 한다고 하고

두달 전에 낳은 셋째는

젖달라고 칭얼거린다.

 

어떻게 해야 할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남은건 쌀 한 줌이 아니라

 

그 옛날 할머니가 품에 안고 밥 먹여 주시던

모습이 생생이 떠오른다.

 

내 새끼 보듬어 따뜻한 한 끼 나도

주고 싶은 맘뿐이다.

 

내일 이사해야 하는데

 

남편은 직장 때문에 목포에 가서 없고

집에 쌀독 앞에

주저 앉아 있으니

세상이 깜깜하다

빛은 어디에도 없고

그 어둠속에 울리는 아이의 칭얼거리는

울음소리는

나락에 떨어트리는 듯 하다

 

가슴이 가슴이

옥죄어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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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녀석을 낳고 아버지는 목포로 발령이 나서

가고 없는데

이사를 가야했다는 어머니의

옛날 얘기다.

 

어머니는 이 얘기를

푸짐히 쌓여진 음식을 두고

이야기 하면서 눈물이 눈에 한 가득

품어 내고 있으셨다.

 

내 가족사는 꾹꾹 담아

더 이상 쌀 한줌에

눈물 고이지 않게 하겠다던

어느 아낙에 주먹 움켜짐에

역사다.

 

그 아낙 우리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