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 우리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정한

사람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산다.

 

그러나 그렇게 목놓아 불렀던 가치도 의미도

변화라는 시간속에

그땐 그랬지하며 자조하는 목소리를 내어놓을 뿐이다.

그리고 끝내 변하지 않는 진리를 찾아

방황한다.

 

지리산 둘레길을 돌며

가치와 의미는

더 큰 자연 속에 숨어있음을 느끼고 왔다.

 

발길에 튕겨져나가는 돌멩이에

지구의 역사가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하늘과 땅의 대기가

녹아있음을 아는 순간

내가 걷는 발걸음에

감동이 있다


 

좋은 시간 누린 한 나절의

시간이

나를

돌멩이의 세계로 데리고 간다.


돌멩이는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의 수증기에 녹아든 시간이

지리산 골짝 시냇물되어 흐르고

그 소리에 반찬삼아 밥을 먹을 때

나도 자연의 한 조각임을 느끼게 된다.

 

지리산 둘레길 도는 시간은

나를

원래의 시간을 찾아가는 순례의 시간으로 이끈다.

 

목놓아 불렀던 가슴아림보다

깊은 시간이 그 공간

지리산 둘레길,

아니

 

지구 그 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