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사진작가 김성미 선생님이 수줍은 듯 메모노트를 집어들고 사진 강의를 시작한다.
선생님이 활시위에 실어보낸 선택의 역설이란 단어가 산뜻하게 뇌리에 꽂힌다.
기록사진과 예술사진이 각자가 추구하는 영역과 기능이 달라서 우열로 구분하기는 곤란하다.
박자세모임에게 있어 사진은 예술성보다는 기록성을 추구하는 방향이 어울린다.
기록성을 중시하더라도 예술성을 가미한 사진은 전달력과 호소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예술적 감각을 기르는데 노력을 해야한다.
사진에 기본개념 설명에 이어 곧바로 핵심적인 사진찍기 기본 상식을 간략하고 명쾌하게 나열한다.
대상과 장소 선정에 있어서 주제와 부제의 선택을 분명히 하고 사진상 황금분할선에 위치시켜라.
사진에 담을 대상을 정리정돈하여라.
이때 너무많은 걸 담으려 하지말고 빼기의 미학을 잊지마라.
한장면에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을 때는 한꺼번에 담지말고 파티션으로 구분하여 나누어 찍어라.
사진은 수평과 수직구도가 맞아야 한다.
인물사진 촬영은 눈에 초점을 맞추어야 사람의 표정이 산다.
건물과 나무의 수직구도의 사진 촬영시에는 하나의 종구도를 맞추어야 좋다.
남과 똑같이 찍지말고 나만의 시각을 훈련하라.
같은 장소와 대상일지라도 렌즈초점거리, 상하, 좌우의 위치의 앵글각도의 변화를 주어 나만의 시각을 훈련하라.
여자를 대상으로 촬영할 때 밑에서 올려찍지 않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위치에서 찍는 사진기자는
밥줄이 끊길 각오를 하라. - 맥아더장군도 항상 사진기자에게 자기 사진을 위로 올려다 보며 촬영하게 했단다.
역광 환경에서 인물사진 촬영시 얼굴표정이 드러나게 후레쉬를 사용하라.
풍경사진은 해뜨기 전후 한 시간, 해지기 전후 한 시간이 가장 좋다.
한장한장 사진을 예로들며 설명하니 이론이 머리에 쏙쏙 스며들어온다.
작가님의 유머스럽고 센스있는 말이 경쾌하게 튕겨져오르고 작가님의 소중한 작품세계에 푹 빠져들다보니
나른한 오후가 스러진다.
박자세가 출간한 서호주 책에 실린 사진 한장한장을 예로 들어 사진 보정과 트리밍의 기법을 전수하며 내 사진을 남에게 보여줄때는 최상의 퀄리티에 맞도록 작품을 맥락에 맞도록 민감하게 선정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작가님의 눈을 통해 기존 사진과 편집해 온 사진을 대조 감상하니 경탄과 박수가 절로 쏟아진다.
박문호박사님의 질문과 작가님의 대답, 박사님의 보조설명이 이어진다.
사진 잘 찍는 훈련도 전두엽훈련의 과정이다.
그룹화, 대조화, 피크점이동 원리에 맞도록 전두엽훈련을 10만시간 법칙에 맞게 하자.
세밀하고 민감하게 자연에 담겨있는 미를 발견하고 느끼는 사진 찍기 훈련은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든다.
나는 선택의 역설 원리에 따라 다른 선택의 대안 없이 손쉽게 박자세 사무실에 참가하여 토요일 오후를 보냈다.
역시 쉽게 선택한 덕분인지 명품을 선택한 결과는 대 만족이다.
김성미 작가님 덕분에 심봉사가 새로 눈을 뜬 기분이 들었다.
작가님께서 아프가니스탄에 가셨던 이야기를 해 주셨다.
모래 바람이 불어 대는 카불에서 부르카를 두른 여인들의 모습을 담는 사진 촬영을 했단다.
일행 중에 미술을 전공한 영화 감독이 있었는데, 그 분은 모래 바람 속에서 부르카가 살짝 흔들리는 그 장면을 잡아내셨다고 한다. 어쩌면 100분의 1초의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전문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사진을 처음 배울 때 교수님께서 홍대에 내려주시며 사진을 찍으라고 하셨단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보고, 돌아봐도 찍을 게 거의 없었다.
그러나 10년의 훈련을 거친 지금은 하루 종일 있어도 찍을 게 너무 많단다.
사물을 보는 눈이 민감해지고, 까다로워지신거다.
초보 때는 기본에 충실하고,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여 절대 위치를 찾는 훈련을 하라고 하셨다.
박자세에서 기본에 충실하는 건 증명된 최고의 기본 교과서에서 뽑아낸 모듈들을 암기하는 것이리라.
암기 하고 나면 자연스레 민감해지고, 프로세스되는 연결망이 더욱 많아지리라.
전문가는 무수히 선행된 기억들의 조합이 많은 사람이다.
결국 훈련뿐임을...
홍순태 교수님께서 유독 아끼신다는 제자 김성미 작가님
초보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항들을 쉽게 전달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소 생각없이 너무 기록성만을 강조^^했었는데, 남에게 보여줄 때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 다시 깨닫습니다.
특별한 오후 시간 보내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전부터 내내 함께 해 주신 작가님의 운전기사^^ 이익우 회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밑반찬이 메인음식이라는 주제를 너무 부각시켜 밥 두 공기를 비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점심 잘 먹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해 주신 멘토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세상에 공간 사각의 틀에 들어서면 또 하나의 생명이 된다.
벽과 벽, 길과 길, 건물과 건물, 나라와 나라,
우리가 사는 모든 공간은 경계로 구분지어져
나뉘어진다.
생각도 이렇게 나누어져 있다.
틀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은 서로의 사이에 틈을 만든다.
그 틈을 찾아 연결하는 작업이
예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틈을 연결하여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키면
세상이 의미로 다가선다.
김성미 작가의 사진중에 제주도 바다 사진이 있다.
'silent sea' 이다.
http://mhpark.co.kr/index.php?mid=Essay&page=5&document_srl=44091
하늘과 바다라는 그 경계가 모호하게 대조가 되며
연결되어진다. 그 사이로 섬이 들어차 공간을 채운다.
이어지는 것이다. 하늘과 바다가 이어지고, 바다와 섬이 이어지고,
섬과 하늘이 이어지고, 하늘과 바다와 섬이 이어지고,
그것을 지켜보는 나와 이어져, 하늘과 바다, 섬, 내가 연결된다.
세상이라는 공간이 내게 들어와 확장된다.
세상에 공간이 사각의 틀에 들어서면서 또 하나의 생명으로 탄생한다.
그래서 사진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