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안다는 사실이 신비일지 몰라?

 

사람은 말을 만들고 그 안에 살지. 말 속에 살다보니 말 밖에 있는 자연은 버린 거야. 말을 문자로 만들고, 문자를 책 속에 넣고, 이제는 2진법 속에 담고 있잖아. 앞으로 또 양자 속에 말을 뿌린다고 하지. 점점 뭐가 실체이고 가상인지 구별하기 힘들어져.

 

바위는 버리고 바위라는 말을 간직 하는 거야. 바위를 보면 4가지를 알 수 있어. 바위를 보다. 바위를 내가 알고 있다. 바위는 밖에 있다. 내 안에 있는 바위를 내가 보고 있다. 내가 내뱉은 바위라는 말은 내 안에 바위를 보고 만든 거지. 기억이 만든 바위야. 보고 있는 건 밖에 바위가 아니라 내 기억 속 바위인거지. 결국 바위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지고, 내 앞에 있는가를 알고 또 알아야 마침내 바위라는 사실을 접할 수 있는 거라네.

 

바위라는 말은 바위를 들고 있는 땅과, 땅을 내어 놓은 하늘과 땅을 받치고 있는 행성의 핵, 바위를 구르게 만든 물과 바람, 바위를 만들었던 행성의 충돌과 뜨거움, 뜨거운 바위를 식힌 바다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이온 결합되어 쪼개지고 재결정되는 압력과 온도에 대한 이야기지.

 

사실을 안다는 건 신비 그 자체일세.

 

 

 

 

 

 

 

 

 

 

빨강 보기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친구가 무슨 책이냐고 물었다.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으며 도인 코스프레하 듯 말해 주었다. 그랬더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서 점잖은 목소리로 내가 말했다.

 

네 안에 바위가 없는 거지.” 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커피나 마시란다. 그러면서 네가 책을 보고 공부하는 건 어떤 맛을 본거 아니냐고 한다. 맛을 보고나니 그 맛을 자꾸 찾게 되는 거라며 부럽다고 하였다. 자기도 어떤 맛을 맛보고 싶다고 한다. 도대체 그 맛은 뭐란 말인가

 

커피를 마시는데 미국으로 이민 간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쉬겄다. 부럽다.” 라는 내용이다. 미국으로 이민 간 친구 녀석에서 미국은 삼일절에 안 쉰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미국 독립기념일에 쉬지 않냐고 답톡을 보냈다.

 

삼일절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