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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지난 토요일 무주 덕유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만난 유문암입니다. 박자세의 지질학강의와 지질박물관, 몽골탐사에서 듣고 보기만 했는데 길가의 유문암을 보고 아하 하는 기쁨을 맛봅니다. 옛날 같으면 다 똑 같은 돌멩이로 치부했을 테니까요. 유문암은 지하 깊숙이 화강암조성의 마그마가 지표면을 뚫고 나와 용암으로 분출되고 급속히 식으면서 생긴다고 합니다. 깊숙한 곳에서 굳으면 화강암이 됩니다. 이 화강암이 융기해 비에 의해 풍화되고 남은 것이 저 북한산, 관악산의 웅장한 바위들입니다.

 용암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제주도 용암동굴과 테레비에서 본 하와이의 바다로 떨어지는 붉은 용암입니다. 이 것이 굳으면 구멍이 많은 검은 빛깔의 현무암이 됩니다. 제주도 돌하르방이 현무암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내륙본토인 무주에도 용암이 있었다는 것은 저에게 새로운 사실이고 이 용암이 굳어진 게 위 사진의 유문암입니다.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문암 이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과학적 사실이 얼마나 많을까요. 사람은 태어나서 죽는데 죽기 전에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고 간다는 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나아가 박자세의 양질의 깊이 있는 지식들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바꾸어 줄 수 있습니다. 내가 박자세에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사회는 조선시대포함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출세의 패러다임에 갇혀 사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출세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입장에서 살려 하고 유한한 자원 하에서 남보다 앞서 나가려는 의지는 당연한 것이고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출세의 길이 남이 닦아 논 학문을 출세의 도구로서 인식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출세를 이루고 나면 더 이상의 학문의 진전은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 사회의 뚜렷한 발전은 이룰 수 없습니다. 오히려 물질만능주의, 돈의 노예, 수많은 아파트들, 이웃간의 단절, 소통부재,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들, 4차산업시대에 맞지않는 경쟁력 없는 획일적인 아이들 육성이란 이름들로 퇴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출세의 도구에서 멀어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소수지만 있습니다. 그런사람들을 우리는 학자라고 부릅니다. 

조선시대는 이 출세의 도구로서 성리학이라는 커리큘럼이 있었고 지금은 서구문화권의 커리큘럼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커리큘럼에서 서로서로 경쟁해야 되고 1등은 아니더라도 1등 부류에는 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출세할 수 있으니까요. 선현들이 후대를 위해 남겨놓은 학문을 출세의 도구로서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가꾸고 발전시켜 또 우리 후대를 위해 남겨놓는 기본적인 자세가 우리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근데 이런 커리큘럼은 그 옛날 농경문화권의 중국성리학자들의 생각이고 서구문화권의 누군가의 생각들입니다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니 많은 사람들이 이 학문에 애정이 없고 출세의 도구, 출세의 자대로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이런 자세에서 벗어나 이 커리큘럼들을 더 깊이있게 연구하고 발전시켜 우리사회의 주도하에 우리 자신의 커리큘럼을 만들어 우리의 애정을 불어넣고 우리사회의 미래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잘 가꾸어야 할 필요가 있고 지금 절실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사회에 지금 현재 박자세가 있다는 건 커다란 의미를 가집니다. 비록 시작은 한 사람의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과학문화운동이란 이름 하에 우리사회에 화두로 던져졌습니다.

지난 6년간 이 단체에 활동하면서 느낀 거는 앞서 애기한 우리의 커리큘럼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고 희망이보입니다. 서구문물이 이루어 놓은 모든 과학분야를 저 깊숙이 파고들고 종합하여 새로운 자연과학 이정표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이 단체에서 보석 같은 존재를 봅니다. 그 분은 이 자연과학 이정표의 튼튼한 기반 위에 한 단계 높은 인문학을 구사합니다. 앞으로 예술분야에도 이런 분이 나올 것이고, 순수과학분야에서도 다양한 학문분야를 깊숙이 종합적으로 섭렵하므로 한 단계 뛰어넘는 분이 나올 것이고, 앞으로 다뤄질 걸로 예상되는 경제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14세기에 시작된 서구의 르네상스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회원 수 8000명이 10만명이 되고 100만명이 됐을 때, 역사이래 최초로 우리나라에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입니다. 서구의 뉴튼, 막스플랑크, 페러데이, 맥스웰, 아인슈타인, 닐스보어, 쉐리딩거, 디락등 기라성 같은 과학의 거장들이 우리나라에도 출현할 것입니다.

 

 

지난주 정종실선생님께서 박자세 2012학번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2015학번입니다. 지금 우리 박자세는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잠깐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다면 어떤 사람과 어떤 일을 할 때 그 상대가 70%만 마음에 들면 일을 같이 해도 괜찮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 70%가 같이 하다 보면 75%가 되기도 하고 때론 65%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하는데 그런 큰 지장은 제 경험상 없습니다. 어떤 경우도 90~100%로 나를 만족시키는 사람은 없습니다.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고 있어서도 안됩니다.

 

지금 쉬고 있는 박자세 선배님들의 참여를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2019년 1월 25일

   이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