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친구가 먼 길을 떠났다. 제대로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이미 예감하고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하고 있던 일이었음에도
소식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2년전, 서호주. 밤이슬이 가득히 내리던 평원.
일행들과 조금 떨어져 둘이서 비박을 하던 생각이 난다.
잠이 들 때까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별 쏟아지는 밤.
그때도 그녀는 건강이 안 좋았고 어쩌면 무리였을런지도 모른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었노라고, 혼자가 아니어서 외롭지 않아서 고맙다고 했던가.
그녀를 위한 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은 두고두고 내게도 위안이 되어주었다.
얼마나 밝고 명랑했었는지, 얼마나 재기에 넘쳐 있었는지,
경쾌한 목소리와 환하게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내내 그리울 것이다. 살아가며 문득문득 그이의 부재가 아플 것이다.
절절했던 외로움에 제대로 답해주지 못했던 무심함을 자책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녀의 열정과 가득했던 꿈과 환한 웃음과
누구에게나 따스하게 내어주던 배려심 깊은 애정을 기억하려 한다.
내게 해주던 속 깊은 충고들과 함께 하며 즐거웠던 여러 가지 일들만을 기억하려 한다.
잘가. 병은씨. 잊지 않을게. 많이 고마웠어........
이병은 선생님을 잘 알지 못하지만 투병한다는 소식을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아 안타까워 했는데,
이렇게 부고를 전해 듣는군요.
글쓰기를 쉽게 하는 방법을 박자세 회원들에게 조언해주시던 밝은 음성이 귓가에 울립니다.
늦은 저녁(11,11,4. 8시40분)을 먹다가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순간 심장이 멈추는 느낌이였다.
남편과 곧 바로 장례식장으로 달려갔었고, 예쁜 미소의 영정 사진 너무나 해 맑은모습으로
모두들 걱정말고 잘 지내라고 손짓 하는것 같았습니다.
고인의 뜻으로 조의금 정중히 사절 한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가는날까지 가족을 비롯해
친구, 지인들에게 끝까지 밝은 목소리 안심을 시켜주면서 마지막 시간을 편안해 하며 갔다고
언니가 말 하더군요. 가족들도 놀랄 정도로 반듯한 성품으로 예쁘게 살았던것 같습니다.
호주의 별 이야기는 언니도 하더군요.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구요'
총명하고 예쁜 그녀는 아마 별이되어 있을것 같아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 이병은 님에게
가냘프고 아름다운 코스모스 같던 그대
국화가 그윽한 향기를 풀고 있는 이 가을
그대는 기어이 먼 길을 돌고 돌아가셨군요
대로를 외면하고 오솔길을 가시던 걸
미리 알았더라면 손잡아 끌어 당겼을텐데
뒤늦게 그대의 발길만 바라보아야 했었지요
안타까이, 쾌유를 간절히 빌었는데
운명이지요, 미리 알 수 없는 운명
누구나 꼭 가야만 하는 길
좀 앞서 갔을 뿐
밝은 빛의 인도를 받고
영의 세계에 당도하면
입술처럼 보드랍고 따뜻하고 아름답던 그대
더 높은 영의 단계에서 빛나게 발전하실 것을
믿으며 기원합니다.
故 이병은님의 명복을 빕니다.
아침 출근길에 박자세 게시판에서 이병은씨 부고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아지고 있겠지, 언젠가는 모임에 나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였기에...
처음엔 이청준 작가의 작품의 발제자로 나오신 충남대 국문과 교수의 제자로 참석하기 시작해서 여러 차례 모임에서 밝게 얘기하는 병은씨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2009년 호주탐사를 앞두고 자기 소개하는 자리에서 본인의 병에 대해 담대하게 얘기하던 모습과 여행도중 환경과 함께 음식이 달라 내내 속이 안좋으면서도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모습도 기억합니다.
호주 여행이 처음 해외여행이라면서 설레는 맘을 함께 생전에 다시 갈 수 있을 까 하는 얘기도 하면서 병에 대한 두려움도 우연중에 내비치기도 하고, 걱정말라고 다 낫고 다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눈 기억도 생각납니다.
몇차례 병고에 시달리면서 '하필 왜 나냐구?' 라면서 억울함과 좌절을 겪었을 심적고통을 견디면서 삶의 희망을 갖고 밝게 살려고 하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병은씨 집 근처을 지나치면서 잘 지내는 지, 건강해 지고는 있는 지 안위가 궁금하였으나,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찾아 가보진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랬기에 오늘 아침 소식은 놀람과 함께 미안한 맘을 감출 수 없네요..
깊어가는 가을 끝자락에 가녀러 보이지만 꽤활하던 병은씨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저세상에서 그렇게 괴롭혔던 병마로부터 벗어나 편안하게 지내기를 빕니다.
아 병은씨가
어느 날 백북스의 밤에서 병은씨를 처음 봤지요.
언제가는 직접 풀잎을 말려 만든 예쁜 카드를 회원들에게 나눠 주었지요.
서호주에서의 시간들
작년 몽골학습탐사때 산을 오르다 중턱에서 깜짝 이벤트가 있었지요
박문호 박사님이 병은씨가 보내준 곡물과자라면서 산의 중턱에서 인증삿도
맛있게 과자를 먹고 잠시 모두 병은씨의 쾌유를 염원했었지요
좋은 글들, 소식들
언제부터인가 글도 , 소식도 끊겨 있었네요,
이렇게 소식을 듣고
그 동안의 기억들은 조용히 눈물과 함께 흐르네요,
과자를 잘 먹었다는 고마움과 안부를 묻고 싶었는데,
이제 이렇게 전하게 되네요.
그 따뜻함, 그 밝은 모습, 우리 모두에게 기억될거예요.
병은씨 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