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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 나뭇잎

 

어저께 입동이 지났다.

가을 날씨 답지않게 며칠째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어! 벌써 입동,

계절이 바뀌나보다. 몸이 먼저 아는것 같다.

몸이 찌뿌둥하고 매순간 집중이 않된다. 좋아하던 수영도 물이 차갑게 느껴지고

운동하기가 껴려진다.  모처럼 등산 하기로 하고 집 부근 사이언스 둘레길을 걸어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오르고 즐긴다. 길을 따라 산에 오르니,

가을 바람 쌩쌩 분다. 그 바람따라 낙옆이 가을비  처럼 내리고

소나무 밑에 누른 솔잎이 소복소복 쌓여 있다. 그 밑을 걸어가고 있는 머리위로 솔잎 떨어지고,

여름 울창하던 숲이 휭하니 옷을 벗은것 같다.

큼직큼직한 잎으로 시원함을 선사하던 후박나뭇잎도 모두 떨어져 은빛 비둘기가 누워 있는듯 하다.

커다란 후박나뭇잎에 발을 올려보니 낙엽이 더 크다.

지난 주 만해도 오색의 빛깔로 함성을 자아내게 하더니, 찬 바람에 모두 떨어져 눈 밟는것 처럼

질퍽질퍽 거린다. 바람 부는데로 날리고 날아가는 낙엽들 화려했던 시간들을 뒤로한채

제 자리로 돌아 가고 있다.

흙에서 길어 올린 물과 바람 타고 온 햇살로 살아온 잎이 이제 바람을 타고 흙으로 돌아간다.

잎은 나무를 떠나지만 나무는 잎을 떠나 보내지 않는다.

 

생각을 비우는일

눈물까지 다 퍼 내어 가벼워지는 일

바람의 손잡고 한 계절을 그리움으로

환하게 꿈꾸지 않으면 갈수 없는 길

가을 바람따라 흔들거리며 뚜벅뚜벅 걸어 본다.

 

문득 돌아보니

또 하나의 가을이 지나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