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이 바뀐 탓인지 커피만 마시면 밤에 잠이 안옵니다.

시간이 갈수록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되려 말똥말똥해지는 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머리만 닿으면 1분내에 잠들던 평소 습관이 어디로 갔는지 

커피 한 잔이 잠자는 의지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합니다.


오늘 어느 회사를 방문했더니 고양이 원숭이가 커피열매를 먹고 소화가 안된채로 배설하여 발효된,

이상한 이름과 향을 지닌 커피라며 꼭 마셔보라고 권하여, 직접 손으로 내린 커피를 한잔 마셨습니다.

좋고 비싼 커피라고 하시길래, 저도 답례 겸해서 그 사장님에게 박자세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나이들고 박자세에서 자연과학 공부도 못해보고, 베스트북으로 추천된 책도 못 읽고 죽으면 매우 억울 할 거라고 진실인 공갈을 쳤습니다. 

물론 증거로 책가방에 있던 알래스카, 바람같은이야기란 책을 보여주며 이런 책을 안읽고 어떻게 그냥 눈감을 수 있냐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옆에서 듣던 전직 역사학과 교수가 자기도 내년부터 박자세에 나와서 공부하고 싶다며 책이름을 적어가시더군요.


한참을 서호주 학습탐사며, 박자세 공부이야기를 신나게 하는데, 그분이 예전에 광화문 후빌딩에도 몇차례 강의를 듣고 했던 우리 박자세 회원이라는 겁니다. 물론 박문호 박사님도 잘 알고 계셨고 뇌 생각의 출현도 다 읽으신 분이셨습니다. 이렇게 만날 수가 있다니 참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경주남산으로 학습탐사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얼마전에 남산을 가서 아침에 햇볕이 비추는

마애여래상 사진도 찍을 겸 아주 좋은 여행을 했다면서 햇살이 붉게 비치는 마애여래상 사진을 보여 주시더군요. 아침에 남산을 돌아보는게 좋다는 조언까지 해주셨습니다.


박자세 회원이시라니 그 분의 사업에 필요한 몇사람을 가능하면 이번주에 소개시켜드리겠다고 약속하고 비싼 커피값을 치루고 왔습니다. 그때가 오후 3시인데 지금도 커피가 위세를 떨칩니다.

오늘은 잠들기 글렀습니다. 잠 안오니 이것저것 그간 밀린 숙제를 다 처리하고 있습니다.

적은 양의 카페인에 이렇게 시달리는데 신경전달물질과 조절물질, 호르몬이 미치는 영향을 곰곰히 상상해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평생 인간으로서의 삶을 유지하고 활동하도록 해주는 화학물질들의 위력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