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서호주학습탐사 

 

 에피소드 1

 

나는 서호주학습탐사를 제작년에 갔다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작년 몽골학습탐사 사진들을 다시 찬찬히 보니- 몽골탐사때 안감-

더 이상 빠지면 이 학습모임에서 도태 될것 같다는 불안감이 홀연히 생겨났다

그래서 이미 신청이 마감된 상태에서 뒤늦게 신청을 하게 되었다

홍총무에게 어렵게 부탁하니 다음날 ‘박사님께 말씀드렸더니 혼쾌히 승낙하셨어요’ 라는

연락이 왔다  박사님이 갑자기 구세주같이 느껴졌다

박사님께 앞으로  목숨을 바쳐 충성하리라 다짐한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그 덕분에 본팀과 같이 가지 못하고 선발대-두명의 신사 박종환, 송영석대원- 와  같이 가게 되어

본의 아니게 부엌살림을 맡게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선발대로 식품구입을 하게 됨

탐사대원들이 각자 맡은 역할이 있는데 나는 식품담당팀이 아니었다

그런데 막상가서 시장을 보게되니 아무래도 여자인 내가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코코스 백이사님이랑 사모님의 안내로 남성대원들과 하루종일 퍼스시내의 한국식품점과

서너군데 마켓을 다니며 좀 더 싼 물건을 찾아 다녔다

가령 생수는 어디가 싸고.. 김치는 어디에서 구입하고.. 등 등 (각 마켓이 세일하는 품목이 있음)

퍼스는 7,8월에 일년 강수량의 90%가 내린다고 한다  이날도 하루종일 비가 뿌렸다

비를 맞으며 하루종일 돌아다녔더니 저녁에 몸살이 왔다

전날 하루종일 비행기 탄것도 좀 힘이 들었나 보다

시장쇼핑을 대충 끝내고 렌트카 예약을 다시 확인하고 차에다 짐을 대충 부려놓고

본팀 마중을 나갈 때 까지 저녁을 사양하고 침대에 누워서 쉬었다

두 남성대원이 저녁식사를 하고 오면서 약이랑 생강차를 사다준다 

... 감동함  우리는 이미 남이 아니었다

 서울에서 탐사전 모임을 할때  '저쪽  게스트 하우스 사정상 첫날은 두 남자와 

 같은 방을 사용해야 되는데 어떻하죠? ' 라는 걱정섞인 총무님 말에 나는 기쁘게

 ‘제가 오랫동안 원해왔던 일입니다’ 라고 대답한 기억이 났다

 

밤11시에 도착하는 본팀을 맞으러 퍼스공항에 나갔다 낯선곳에서 만나는 익숙한 얼굴들은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게 해준다 -어느 대원이 나를 보더니 하룻만에 벌써 에보리진화 되었다고 놀린다

 

 

1. 서호주 사막 캠핑시 추천  메뉴 (우리가 주로 사용한 메뉴이기도 함)

 

 

 아침  -  식빵 (잡곡식빵, 바게트등 빵종류가 아주 다양함)

            치즈 햄 계란삶은것 베리종류쨈  피클 스프 시리얼 우유

            (시간 절약시 차안에서 먹을 수 있어서도 좋음)

            . 피클을 즉석에서 만들어서 먹는것도 맛있고 경비도 절약됨

            우리도 직접 만든 오이 피클을 탐사기간 내내 반찬으로 먹음

             준비물) 오이 풋고추 양파

             레시피) 간장과 물을 1 : 1 비율로 넣고 끓인다음 준비한 재료를 넣으면 됨

            이 비법은 사모님에게서 전수 받은것인데 만드는 법이 아주 간단함

            이때 한국에서 가져간 김치통 몇 개도 유용하게 사용됨

            전날 밥을 직접한 경우 누룽지를 만들어서 아침에 끓여 먹어도 좋음

            특히 쌀쌀한 아침에 따뜻한 누룽지국은 진국임

 

 

  점심 -  라면(햇반 곁들여)

 

 

  저녁 - 밥이나 햇반  참치김치찌개  김  인스턴트카레  짜장  인스턴트 국들  밑반찬들

           스테이크 (우리는 먹지 않았지만 호주에서는 소고기를 싸게 살수 있음)

 

간식 -  견과류와  과일

         (사과와 오렌지는 싸고 맛있고 보관도 쉬움 기타 과일들은 그때마다 시세가 달라짐

          과일과 견과류는 탐사중 부족하기 쉬운 무기질과 비타민 보충에 특히 필요함 )

 

*  김치 치즈 햄 보관때문에  반드시 아이스 박스가 필요

 우유는 장기 보관용을 샀지만 그래도 며칠지나니 상함 따라서 아이스 박스에 보관이 좋음

 한국 가스버너는 사용 못함  따라서  현지에서 버너를 빌림 - 버너 사이즈가 커서  한국에서 가져간  큰 찜통 2개가 아주 유용하게 쓰임  그리고  음식도 빨리 끓일수 있었음

 김치를 많이 준비해서 찌개를 자주해 먹은것이 좋았음 

 

퍼스에서 시장을 볼때 큰 마켓이 여러개 있어서 별 어려움 없이 식품을 구입할수 있음

식품종류도 다양하고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어떤 물품은 약간 더 비싸나 크게 차이는 안남

한국식품점에 가면 한국식품이 거의 다 있음 가격도 한국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음

 

 

  그 외 필요한 식품들과 유효기간이 짧은 식품들은(식빵, 우유, 계란, 치즈등) 그때 그때 지나가는

 큰 도시 마켓에서 구입함

 다만 북쪽으로 갈 수록 물가가 비싸져서 되도록 퍼스에서 준비를 많이 하는것이 좋음 

 특히 로드하우스에서 구입은 많이 비쌈

 

 

* 식사 담당은 김현미대원과 진광자대원이었는데 처음 메뉴작성에서부터 분량계산, 비용책정,

그릇준비등 또 현지에서 그때 그때 필요한 식품구입, 매번 식사준비 지휘등 수고를 아주 많이 하였다

 

나는 선발대로 처음 식품구입에 참여 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식사준비에 관여하지 않을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이 샘~ 김치 사신것 어디 있어요?  참치캔은 몇개나 사셨어요?'

하고 물어보면 김치만 꺼내주고 돌아설수가 없었다

또 다들 운전이다, 사진찍기다, 지도보고 길찾기다, 기록이다, 텐트설치다

힘든일들을 많이 하는데 내가 도와 줄일이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덕분에 칭찬도 많이 들었고 혼자 다한것 같이 되어버렸다

 

하루종일 차를 타고 피곤한 가운데 저녁을 준비 하는것이  만만치가 않았다

더구나 해가 지면 주변이 완전 깜깜한 암흑 천지가 됨 )

또 하루내내 빵과 인스턴트를 먹은 대원들에게 한끼 정도 따뜻한 밥과 얼큰한 음식은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함  해서

- 박사님은 우리가 탐사모드에서 일상(식사)모드로 너무 빨리 넘어간다고 가끔 한소리를 하셨지만-

나는 이때 만큼은 박사님을 모른채 외면하고 재빨리 최대한 빨리 식사모드로 들어갔다

나중에는 재료가 떨어져 제대로 된 요리도 할 수가 없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최대한 대원들이

어떻게 하면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나름대로 애를 썼다

 

 매일 식사담당들  다들 수고가 무척 많았다   먹고 사는 일이 어디 쉬운일인가? (박사님만 빼고^^) 

 특히 가스설치는 송영석대원이, 설거지는 노복미대원이 많이 해주신게 기억에 남고

 이슬아대원은 매끼니 마다 밥상(?)차리는것을 도와주었다 막내라는 이유로 반은 강요당함

  

설겆이는  로드하우스에서 받은 물로 아껴 가면서 하거나 

틈틈이 로드하우스 세면대에서  눈치를 봐가면서 여성대원들과 같이 했다  

수도시설이 있는 캠핑장에 가게 되면 그동안 모아두었던 설겆이를 원없이 하게 된다

상을 차릴때 좀 번듯하게 차리고 싶은 욕심에 반찬을  쟁반에다 일일이 담으려다

여러번 현미샘에게 혼났다  '설겆이를 어떻게 하실려고 그러세요? '하고...

 

마지막으로

다 먹은 김치통을 미처 씻지 못한 상태에서 퍼스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야 할 상황이 왔다

현미샘과 둘이서 퐁퐁과 수세미를 들고 공항 화장실로 갔다

마침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 들어가니 넓고 아무도 없었다

온 화장실에 김치 냄새를 풍기며 두사람은 열심히 김치통을 씻었다

고추가루로 범벅이 된 화장실 바닥까지  깨끗이 닦고 증거를 다 없앤 다음

완전범죄를 마친 두사람은 시치미를 뚝 떼고 씻은 김치통을 들고 유유히 공항 로비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