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별1 나는 들었노라 이러하게
호주는 무한의 나라이다
광활한 대평원위로 외로이 뻗어있는 외줄 길은 끝없는 길
곧추 하늘로 치솟아 그 속에서 소실되어지는 무한의 대지
해가 지면 어둠 속에 펼쳐지는 밤하늘은 망망무애한 마당
찬연한 별빛은 가없는 천공속에 스스로의 끝을 다하는 곳
호주는 어둠의 나라라고
낮이 다하여 밤하늘이 열리는 순간 대기는 다른 질감인 듯
어둠이 몰려와 하늘과 땅이 어느덧 구별할 수 없는 즈음엔
땅의 나라와 하늘의 나라는 순간 두 운명이 엇갈려 달리는 듯
짙디짙은 어둠의 권세가 지상의 일체 번다함을 가라앉힌 곳
호주는 영원의 나라임을
밤마다 어둠의 지평선위로 반구인 천상의 나라가 열리는 축제
반공속 깊디깊은 장막위로 빛을 발하는 별들이 영원히 춤추는
사위가 조요함은 만물이 별들의 나라 이야기를 듣느라 바쁜 양
침낭에 들어 대지에 몸을 누이면 별들이 그대로 쏟아내리는 땅
호주는 빛들의 나라라고
어둠의 장막위로 별들이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순간순간마다
지상의 만물은 가만히 숨을 죽이면서 빛남의 결정체에 홀린다
허공에 소금꽃을 피운 듯 알갱이 알갱이 빛꽃들이 그리는 무도
꿈에서라도 모든 것을 남김없이 비추는 빛남의 원형이 서린 곳
호주는 순수의 나라임을
막막한 허공 속에서 어둠은 정화를 이루어 하늘의 별들이 되고
밤의 긴 여정에도 별빛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순수의 원형체
이 지평선에서 저 지평선으로 가는 길에 별들은 순수의 등빠대
빛 그대는 모든 잡스럼들을 어둠으로 용해시키는 순수의 원형질
호주는 마력의 나라이다.
어둠이 깔리고 별빛들이 드러나면서 천상은 마치 소곤거리는 듯
혹은 합창을 하는 듯 홀로 노래하는 듯 왁작하게 지껄이는 듯이
밤하늘 별빛들의 공연은 지상의 뭇 관객들을 완벽히 매혹시키고
흑백이 엇갈리는 대자연의 향연이 날마다 합주되는 매력의 무대
별2 나는 보았노라 글들을
밤하늘은 전율의 마당임을
쏟아지는 은하수아래 홀로 대지에 서성임에 문득 허공을 바라보다
별과 대지와 내존재가 우주 그 자체가 되는 순간을 향유하는 마당
너남의 분별이 해체되고 지상적인 실체감이 연소되는 무한의 순간
우리의 척수를 타고 내려오는 전율에 그만 얼어버리는 성스러운 땅
밤하늘은 어둠의 나라이다
사막의 밤은 오징어 먹물같은 깜깜함의 질감으로 가득 차있는 공간
어둠이 우리를 온통 에워쌀 때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나라
지상의 사물들은 어둠속으로 녹아들어가 일체의 분별이 없어지는 데
내면의 깊은 곳에서 뭔가 울컥하고 올라오게 하는 어둠은 존재의 신비
밤하늘은 영원의 터전
호주의 밤하늘아래 서면 순간에서 영원까지 시간이 얼어버리는 곳이다
그냥 우두커니 서거나 서성일 뿐 일체 행위들이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바오밥나무에 걸린 남십자성이 유한자를 어느덧 전설로 이끄는 곳이다
그렇다! 절대적인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그곳은 영원으로 가는 곳이다
밤하늘은 광휘의 나라라고
밤하늘은 지상의 세계에 완벽히 녹아듬과 더불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지상의 실제감이 완벽히 전환되어 오로지 밤하늘의 별빛으로만 존재하는
점차 단단해져가는 어둠속에서 광휘의 나라는 천상의 찬연한 자취그리며
마젤란 성운과 시리우스, 페가수스는 은하수와 장엄한 빛남을 수놓는 곳
밤하늘은 순수의 나라임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픈 곳 혹은 무엇이라도 되고픈 곳
감각도 사라지고 자아도 흰 웃음만을 남기고 사라지는 곳
모든 것이 박제되어 바오밥나무처럼 환하게 침묵하는 곳
뭇 빛이 영원히 돌고 돌아 대지도 억겁에 쌓이는 곳
밤하늘은 매력의 나라라고
지평선 끝까지 펼쳐지는 별들의 존재만이 있는 곳
나와 은하만이 유일한 존재가 되어버리는 곳
그리고 모든 것이 증발되어 가벼워지는 곳
은하속으로 환하게 사라지고픈 아찔한 곳
별3 그립다 별들의 나라가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오래 흐르는 세월속에 주위에서 무엇인가 하나 하나 사라져가고
무한에의 믿음을 잃어감에 삶은 마치 비루하고 부채를 짊어진 양
더 이상 꾸지 않는 꿈은 마모되어 삶의 빛남이 퇴색해 갈 즈음엔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삶의 원시성과 무한함을 느끼고자 갈망함에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어둠의 밀도가 깊디기퍼 무한한 압축탓으로 모든 것이 모여드는 땅
어둠의 내밀함 깊디기퍼 분별이 사라지며 온갖 것이 하나되는 마당
어둠의 본성은 깊디기퍼 원초성이 넘실대는 지대무외한 존재의 깊이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다른 이들을 모두 같은 세계로 데려 가기에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대지위에 서서 별빛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싶다 빛남으로의 약동을
접신의 떨림으로 너내를 느끼고 내너를 느끼는 순간 무한한 사랑을
구별이 없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열려진다 무한 나선순환의 깊이를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영원으로의 도약이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저 어둠마냥 완벽히 텅비어져 저 별마냥 행복함이 두 어깨에 빛나기를
저 별 하나에 깊은 운명을 또 다른 별 하나 하나에 여유로운 어울림을
그리고 한결같은 순수를 우주길이와 같은 무한함을 깊디 깊은 시림을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전율을 영원을 광휘를 바램을 흐름을 꿈들을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얽혀 설키어 닳아져서 탈색해가는 순수함에 삶의 원형이 흐려지고
무뎌져가는 삶속에서 그 스스로의 가벼움을 이기지 못할 즈음엔
순수에의 그리움이 한 송이 한 송이 꽃피듯 그렇게 가슴을 메우면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예전 산천에서 노닐며 느꼈던 소박함처럼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어둠이 낮의 두께를 뚫고 지상위로 한꺼풀씩 내려앉으면 별빛향연
너남의 분별없이 함께 어울리는 어둠은 신의 자취 빛은 신의 선물
영혼은 끝없이 뛰논다 저 빛남은 그 때의 눈동자 그때의 목소리로
별들이 몹시도 그리웁다 즐거움의 아우성이 넘치다 못해 넘치는 땅
별4 이제는 별들의 나라로
이제는 가야겠다
바로 보려면 온전히 들으려면 오로지 온몸으로 무한함을 느끼고 싶다면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그곳 밤하늘은 들어서도 보아서도 안되는 나라
다만 상상으로만 그 무한함에 다가갈 수 있는 대지 밤하늘의 나라 그곳에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더불어 일점무애한 지평선과 무한광활한 그곳에
이제는 가야겠다
분진과 소음 그리고 군더더기로 점철된 혼란의 공간에서 숨이 막힐 즈음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밤은 이제 더 이상 생명력이 없는 단지 휴식공간
몸과 주위의 구별도 어려운 혼돈의 땅 이 세계에 답답하고 응어리질 즈음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어둠오면 상상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이제는 가야겠다
평원의 바람결에 설핏 배어있는 산초롬한 맛은 마치 영원에의 약속인 듯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밤하늘 별나라의 초대에 기꺼이 춤을 추겠노라고
분열되고 복잡한 감정은 씻기워져 새로이 영원에의 리듬을 타는 그곳으로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몸이 간결하고 단순하게 약동 넘치는 생명력으로
이제는 가야겠다
두려워말자 별들의 광휘가 펼쳐짐에 상상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으로 감을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이곳과 다름은 원형이 살아 숨을 쉬는 곳이기 때문
몸 하나 누일 대지가 있다면 별들은 빛남으로 온몸을 덮어주는 호주의 사막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상상의 세계로 가자 빛으로 넘치는 광휘의 나라로
이제는 가야겠다
순수를 잃었다면 대평원으로 가자 사막의 건조함이 오관을 깨끗이 탈색하는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더부살이 마냥 군더더기로 가득찬 삶은 벗어버리고
두 눈에 시리도록 별들이 살아서 움직이며 육박해오는 메마른 땅 그곳으로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별빛마냥 순수함으로 새로와지는 몸을 새롭게 하려
이제는 가야겠다
가리라 이제는 가리라 걷고 또 걸으리라 달리리라 밤하늘 바오밥나무아래서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인간과 별들이 만날 수 있는 신비와 설렘있는 곳에
가슴은 두근댄다 오관은 팽창한다 사지는 백배하다 영혼은 힘차게 뻗는다
가야겠다 별들의 나라로 이제는 가리라 별들의 나라 그 매력에의 여정으로
감동의 글들을 읽고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쓰시는군요.
저가 본 서호주 느낌은 훠이훠이님 시의 내용 그 느낌 그대로 입니다.
직접 별을 보지 못했어도 대단한 감수성으로 신금을 울리네요
아무리 지나쳐도 맥빠지는일 없어니 걱정 마세요.
좋은 글 감사 드림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늘 과거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신경이 전기적 신호를 만들기 위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야 합니다. 결국 기억도 현재에 결과물이기에 우리는 가상과 같은 현실에 놓이게 됩니다. 시간이란 늘 인간이 만든 착각에서 존재하는 가상 개념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언어의 조합을 통한 관념의 등장은 늘 신비롭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주는 장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시간, 공간, 인간의 삼간에서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감동- 감정의 움직임-이 생기는 것은 새로운
기억이 탄생하는 순간이며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며,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기회의 시작입니다.
고운 글 잘 읽고 갑니다.
약간 글이 길다. 오늘 글을 쓰고나서 괜히 길게 썼나 하는 마음이 들어 맘이 요상했다.
시는 짧게 핵심으로 치고 들어가는 것이 좋은데 길게 되고보니 일단 좋은 기분이 안든다.
다만 호주의 별을 보지 못한 마음에 간절한 갈망이 이리저리 길게 끌었던 것 같다.
배고플 때 먹을 것이 간절하지만 배부르면 시큰둥 하듯이,
아마도 호주가면 맥빠질지도 모르지만 갈망하는 지금은 그만큼 주저리주저리
무조건 양해바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