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의 미래.jpg


 

  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수석과학자로 근무하는 고든 벨은 새로운 기억 실험을 하고 있다.

‘마이라이프비츠MyLifeBits'라는 프로젝트다. 셔츠 등에 작은 카메라와 마이크, 위치 추적기를 설치해서 당신이 보는 모든 것들을 찍어 전자기억에 담아두는 작업이다.


  머지않아 당신은 망각을 극복하게 될 수 있다. 완전히 기억할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보고, 듣고, 행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로 저장된 완전한 기억이 탄생한다. 디지털 유품으로 가상의 불멸성을 얻게 된다. 내 일상의 모든 것이 전자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인간의 정체성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형편없는 인간의 생물학적 기억이 지닌 사회적 기능은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망각이라는 자연이 준 위대한 선물은 꼼짝없이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현재 그 괴상하며 무시무시한 디지털 혁명이라는 동굴 앞에 서 있다. 우리는 싫든 좋든 그 동굴 속으로 밀려들어가야 할 처지다. 지금도 길을 나서면 거리에 깔린 감시카메라에 몇 분마다 한 번씩 내 모습이 녹화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현실이 너무나 끔찍하다. 끔찍하게 여기든, 환호하며 찬양하든 고든 벨 같은 과학자들은 그런 프로젝트를 실현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과연 디지털 기억 혁명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