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 사랑

 

정근일

 

사랑하면 보인다,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 꽃과 처음 인사

했을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갈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 않던 쑥부

쟁이 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

면, 모든 꽃송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

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가을 나그네의 발걸음 붙잡는 꽃이다.

머리 조아리고 나직이 그의 이름 부르면 톡톡 일어 설 것만 같다.

뇌과학 용어들 어려워도 이렇게 사랑으로 부르고 쓰보면 그 용어들

대답하지 않을까, 친해 보려고 오늘도 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