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어느날 뒷풀이를 하고 나서 주차장에서 만난 나를 함께 타고 가자고 하셨지요?
그 차를 얻어 타고 대전으로 고속도로를 달렸지요.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저도 운전자의 기분을 ? 아니 그 이상의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시를 써서 어느 문학 계간지에 올렸습니다.
한 번 보시지요.
날개의 속도
잠시 운전석에 접목된 내가
바람의 속도로 달린다
몸이 새처럼 가벼워
허리를 흔들고 싶은 여기는
어둠이 내린 고속도로
불 밝힌 가로등 따라
밤안개에 덮인 터널을 달린다
하마 절반 정도 왔는데
불빛 터널 저 끄트머리
가로등이 눈앞에 아득히 떠 있다
양 언덕배기에 3자를 그리고
잇달아 안개를 막는다
아릿한 밤안개 속에서
순하게 잠든 나무와 꽃
꿈결처럼 손 내밀어 주겠지
고속도로엔 정지등이 없어
잔 물방울이 빛으로 설레는
구름의 끝자락을 빠져나와
핸드폰 너머 목소리에 답한다
거기 조금만 더 기다려
이미 마음엔 날개가 돋쳤어
조금 전까지 이 글의 댓글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있었는데요. 글을 쓰실 때 댓글 허용 체크박스를 해제 하실 경우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글의 저자가 댓글을 잠그고 싶을 경우 댓글 박스 자체가 사라지게 만드는 로직을 조만간 추가해 놓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황해숙 사모님 ! 변변치 않은 저의 시에 대해서 좋은 말씀 과분합니다. 좋아하신다니 너무나 고맙습니다.
그동안 저의 환경이 저의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하여 이제야 답글을 씁니다. 안개가 다 걷힌 건 아니지만
우선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겼습니다.
눈 감으면 추억되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안개낀 고속도로의 장면이 추가되었습니다. 자동차들의 삭막한 경쟁을 보게 되는 지루한 고속도로가 안개낀 밤에 는 그토록 신비스러울 줄이야...
대전의 온지당에서 공부가 무르익어갈 때쯤 맛있는 고깃국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고 곧이어 정원에서의 부페식사 시간이 되었지요. 수 십명 식구의 식사를 준비하신 곱상하고 여린 몸매의 사모님 - 그때에도 떡과 음료와 과일이 간식으로 항상 준비되어 있었지요. 그때 아직 밝은 하늘인데도 달과 샛별을 보면서 식사하던 그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추운 겨울이 되자 식당식사로 바뀌었지요. 한 달에 한 번씩 첫번째 토요일에 모여 생경한 뇌과학 공부를
했던 그때의 공부하는 분위기와 뜨거운 열정으로 지도하시던 박박사님이 생각납니다.
더욱더 발전된 모습으로 서울에서 매주마다 열리는 강좌를 누구나 누릴 수 있을 때 누리시기를...
질주! 근사한 단어, 밤에 질주해 왔다구요? 인간 두외의 확장(자동차)이 주는 쾌감을 느끼셨겠네요...
아이쿠~~~ 바로 이 시 였군요. 선생님!!!!
일찍이 선생님 명성은 알고있는터라 '팽팽한 침묵' 선생님시집
저 개인 적으로 무척 좋아 합니다.
일상 생활 모든것을 시의 소재로 옮겨져 아름다운 하모니로 엮겨 지는 것을 보고
역시 다르시다는것을,,,, 이렇게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 합니다.
어제 밤도 질주해 왔는데, 너무나 큰 선물로 피로를 확 풀어 주시는군요.
감사 함니다. 선생님! 오래도록 건강 하세요.^^
팽팽한 침묵 시집중에서,,,,,박 자 세 를 연상게 하는 시가있어 올려 봅니다.
날김치
오화정
나이 어린 배추든 나이 든 배추든 다 좋다
풋배추 상큼하게 연하고
큰배추 들큰하고 속이 꽉찬
노란 속잎 고소한 맛까지 더한다
배추에 소금을 뿌려놓고
날선 결이 누구러지면 물로 씻는다
구수한 젓갈과 고추가루와 맛이다가
괴어 오른 뒤 내려앉으면 익은 것이다
뭔가 배우거나 친목을 위하여 모인다
이해심 많은 이, 남 잘 챙겨주는 이
여러 사람이 버무려져 서로 익혀준다
오랜 숙성의 시간을 거른
날배추 겉절이 독특한 맛
고추가루와 마늘 묻은 성긴 가닥에
입술과 위 속까지 따갑다
톡 쏘는 맛을 지닌 말씀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