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훈련, 뇌훈련, 몸 훈련

 

요즘 나는 훈련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의지의 시대는 끝났다.

의지의 행동 대원이었던 용기도 멀리 멀리 날려 보냈다.

의지와 용기에 무슨 잘못이 있었던걸까?

잘못이라면 모래밭 위에 지어진 성이었던 것일까

뿌리가 내릴 수 없는 그 모래밭이란 무엇인가?

허상, 다시 말해서 자아의식이라는 생각이었던 같다.

그렇다면 자아의식 위에 세워진 의지와 용기는 잘못이란 말인가?

한마디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는 훈련을 하고 있다.

 

마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모른다.

아니 조금은 엿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모든 감각기관과 생각, 그리고 느낌에까지도 달라붙어 있어서,

그것이 무엇인지 가려내기가 어렵다.

그렇다해도 달라붙어 있는 그 모든 대상들을 객관화시키는 작업

그것이 바로 내가 하고있는 마음 훈련이다.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기면 더 이상 그곳으로 따라가지 않을테니까.

 

뇌 훈련.

뇌의 활동이 곧 마음이다.

마음 작용이 곧 뇌의 활동으로 나타난다.

이것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뇌과학을 공부하고 있다.

기억, 비교, 예측, 판단, 행동들이 생존을 위해서 주변의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해온 것이라면

그것을 바탕으로 생겨난 생각(인식의 일부분)들은 부산물에 불과한 것이고

독버섯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정확한 과학 지식으로 시냅스를 훈련시켜두면

그 훈련의 정점에서 나머지 의문들은

시냅스 연결망으로 고리가 생겨남에 따라

통섭의 결과로 나타나리라.

그 정점을 향해, 뇌 훈련 한번 가보자.

 

몸 훈련

매일 아침 걷는다. 10km정도. 1시간 반 걸린다.

물론 걷기 운동이다.

그런데도 내게는 이것도 훈련이다.

처음에는 비가 오면 우산쓰고 걷고, 눈이 오면 장갑끼고 모자쓰고 걸었다.

작심 삼일이 될까봐.

좋아도 걷고 싫은 날도 걸었다. 분명 훈련이었다.

이제 2년이 지났다.

이제는 하루쯤 안 걸었다고 겁나지 않는다.

새로운 시냅스가 형성되었나 보다.

그 다음 날이면 몸이 근질근질해서 안 걸을 수가 없다.

훈련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