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만들기

 

"천문학+뇌과학"을 공부하다보면 열심히 열심히 빨간줄 노란줄을 그으면서

경이로운 마음에 감탄사까지 연발하면서 분명히 이해했는데,

책을 탁 덮고 요점 정리를 하려면 머리가 하얘지면서,

으~응 그게 그러니까 글쓴이가 뭘 말하려고 한거였지?...

이런 생각이 드는 따~악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쓴 글이 있어서 여기 옮겨 봅니다.

 

***

 

인간의 기억은 옷장과 같다고 한다.

공교육의 가장 지속적인 결과는 그것이 일련의 고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그 정보를 고리의 연장선상에 걸어둘 수 있다.

 

고리가 없다면 새로운 정보는 마룻바닥에 떨어진다.

 

과학지식이 많지 않은 어느 한 독자가 자연에 대한 내 책을 읽었는데,

그는 읽을 때에는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 같았는데

그 다음날엔 하나도 기억할 수 없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그것은 고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므로 걱정하지 말라고,

사실 우리가 과학책을 읽는 것은 그 다음에 읽을 책에 대비한 고리를 만드는 것에 다름아니라고.....

그렇다.

이야기를 처음 들을 때 중요한 것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p20) "자연의 신성한 깊이" - 어슐러 구디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