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세계가 가시화 된다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대에는 정신을 데카르트 시대처럼 가상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정신의 해석은 우리 뇌가 활동하는 일종의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신은 우리 몸에 있는 부속품이 아닙니다. 자동차를 아무리 뒤져도 속도가 없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자동차는 많은 부속품의 조화로 달리면서 속도가 생깁니다. 정신 또한 우리 뇌의 신경세포의 연결의 결과로 생긴 현상입니다. 정신은 우리의 뇌가 전기.화학적 신호가 연결되는 일종의 네트워크이며 프로그램입니다. 우리의 생각도 신경접합부가 지지직거리며 신경전달물질을 품어내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실은 전기, 화학적 신호일 뿐이지요. 왜냐면 뇌는 화학적, 전기적 신호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얘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의 모든 삶은 전기적 현상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단순한 형태의 전기적현상은 아닙니다. 10조개가 넘는 신경다발들이 연결되어 만드는 사건입니다. 하나의 뉴런이 원하는 뉴런으로 원하는 정보를 보내거나 받을 수 있을 때 일어나는 고도로 발달된 전기적 현상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유추하면 모든 전기적 신호라는 것은 연결되어져 있다. 연결되어진 것은 어떤 법칙이 있을 것이다. 이 법칙은 일련의 방식을 거치게 되므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으며 이 프로그램의 방식을 찾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뇌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의 생각을 업로드도 다운로드도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송을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장치가 필요하게 되고 이것을 위해서 이에 대한 기구나 기계가 계발되어 지게 되겠지요.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의 뇌를 해킹하기도 하고, 기억을 조작하여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이 전기적 현상은 하나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자신의 정보라는 프로그램을 업로드하여 신체라는 것을 떠나 영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입니다.-물론 공각기동대에서는 똑같은 모양의 의체와 프로그램이라도 각자의 고유 주파수를 인간의 영혼 정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전 공각기동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뇌성마비치료사로서 내게 찾아오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전 제게 찾아오는 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미래가 있다는 것을 종종 상상합니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공각기동대처럼 말입니다.


정신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이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니 그런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정신세계는 실제의 우리 행동이 없으면 그 위대성을 점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만 아름답다고 우리는 그것을 아름답다고 하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꿈을 꾸기 위해 태어나 그 꿈 안에서 살아가며, 꿈속에서 영원을 지향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가끔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상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나도 영원한 시간 속으로 떠나는 것은 아닐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우주 탄생에서 일초는 영원에 가까운 시간이라고 하였으니 이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삿갓이 인간은 백년도 못 살면서 영원을 꿈꾼다고 한 것은 일종의 비아냥이 아닌 이런 세계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억지스레 해석해 봅니다.


단세포가 아닌 다세포 동물인 우리가 죽음이라는 현상으로 사라진다면 그것은 영원의 세계로 전이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아니어도 그다지 상관은 없습니다만 보르헤스가 '지친자의 유토피아'에서 얘기한데로 언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인용체계이며 우리의 생각이라는 것들도 이런 인용체계들을 통해 덮어 씌워지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는 프로그램일테니 영원한 세계도 내가 꿈꾸는 유토피아(없는 세상)이겠지요.



하지만 영원한 세계를 꿈꾸며 커져나갈 생각의 크기는 큰 의미로 남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