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지금도 비가오고 있다.
어림잡아 50일가까이 비가 내린다.
주위사람들이 비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한다.
서호주 사막의 느낌을 불러온다.
우울한 느낌은 없고, 신비로움과 감사한 마음뿐이다.
어떻게 비가 와도 상관없다.
비를 물로 나아가 H2O로 생각하니 생명인 나의 기원이다.
그랬었지!
오늘날 생명의 조상이 원시지구의 바다에서 물을 분해해 H+를 얻어
광합성을 하여 포도당이라는 화학에너지를 만들어냈지.
산소라는 독극물은 줄무늬 철광층으로 땅속에 남고,
대기에 남아 호기성 호흡생물들이 세상을 지배하도록 배경으로 남았지.
결국 우리 생명은 바다를 떠나 땅위로 올라왔고,
우리의 기원이자 원료인 물을 더이상 당연히 공급받을 수 없었다.
땅으로 올라온 우리의 선조들은
식물은 식물대로 동물은 동물대로 물을 몸에 담기위해 처절한 적응을 한다.
파충류의 단단한 비늘껍질과 사막 식물들의 잎과 줄기의 표피를 두꺼운 밀납층으로 뒤덮었다.
식물은 물관과 잎의 증산작용으로 물을 땅과 대기중으로 순환시킨다.
동물은 세포에 물을 담아 체액으로 생명의 기능을 조절한다.
우리 생명은 바다를 떠난적은 있으나 물을 아니 액체를 떠난적은 없었다.
사막에 얕게 뿌리박고도 물을 담기위해 변형된 식물들의 외향과 흔적들!
생명과 동의어인 물과 비가 없는 곳에서 체험은
50일동안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감로수로 느끼게 만들어준다.
또다른 생명을 잉태할 지질과 환경을 만드는 성스러운 몸짓으로 여겨지게 만든다.
오늘도 비와 땅과 대기는 생명의 산실로 순환한다.
인간이 어떻게 느끼는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137억년 지구,암석 편 공부후, 산,들, 바다 근처를 가게 되면, 나의 생각보다, 자연의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자연'이라는 대상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것 같아요.
사실 수소 두개와 산소 하나가 결합하여 떠나지 않고 있는 현상이 물이라는 형태이니, 나는 또 무엇이
결합하여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멘토님의 말씀되로 산소가 없는 곳에서 살던 녀석들이 산소가 있는 곳으로의 이동하였으니, 아마도
물을 향한 여행이 우리의 탄생이었을 것입니다. 미토콘드리아를 안에 넣고 떠난 여행, 아직도 우리는 물에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우리 생명은 바다를 떠난적은 있으나 물을 아니 액체를 떠난적은 없었다.' 좋은 표현 잘 보고 갑니다.
Life is solution chemistry (between membrane)
저는 항상 50kg 이상의 물을 들고 다닙니다
이 물만 아니면 디스크 치료를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50 kg이나 있는데 2%만 부족해져도 심한 갈증을 느끼고
10%가 부족하면 모든 현상을 멈추지요
올해는 현대 건축기술자에게 가장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 한해 같습니다
예전에 이정도의 비가 왔다면
천장에 비가 떨어지고 창틀에서 비가 흐르고
온갖 씨앗은 싹이터서 썩을 것이고, 전염병이 창궐하고 ...
철근 콘크리트와 유리창 그리고 에어콘에 감사
현대 과학 기술에 감사
또한 이 모든 것을 느끼게 해주는 디하이드로겐모노옥사이드에 감사
공생자 행성에 보면
러시아 광물학자 블라디미르 베르나드스키가
생명을 거대한 지질학적이 힘으로 이해하면서
생물을 "살아있는 바다(animated water)"라고 표현한 대목이 있지요.
참 적절하고 멋진 묘사입니다.
Solubility의 이해
개인적으로 식품이나, 생명현상는 Solubility의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물은 20,000nm의 꽃가루를 흔들정도로 강력하게 진동합니다
그런데 단 2nm의 지방 입자는 지방끼리 뭉칩니다
이 현상의 의미를 생각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http://211.174.114.20/hint.asp?no=11127
너무 단단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는 분자를
너무 물에 녹이지도 너무 물에 안녹이지도 않게 처리하는 과정이
생명의 운영코드인것 같습니다
지구가 지금의 지구가 된 것은 액화된 수증기, 바다가 유지되었다는 것에 있다고 하죠. 대륙의 탄생도 생명의 탄생도 모두 바다를 유지하기 위한 지구의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화강암은 물을 더 머금은 것이고 숲은 물을 쪼개고 동물은 다시 물을 조립하죠. 대기에 남겨진 이산화탄소도 육지에 담긴 이산화탄소도 결국 바다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죠. 이틀동안 지구도 잊고 생명도 잊고 아무 생각없이 이틀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고 먹고 그러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숙면을 못 취해서 뒷덜미가 항상 개운치가 않았는데..좀 나아지는군요, 좀전에 혹성탈출인가 뭔가 하는 영화를 봤는데.. 혹성하고는 상관없이 멀쩡한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이네요. 뇌세포를 완전 리프레쉬해주는 약이 만들어졌데요. 그걸 유인원에게 실험하다가 그 유인원이 인간지능을 능가해버려서 벌어지는 일이네요. 하여간 SF 영화들 재밌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영화는 기대보다는 못한 거 같아요.
"동물은 세포에 물을 담아 체액으로 생명의 기능을 조절한다.
우리 생명은 바다를 떠난적은 있으나 물을 아니 액체를 떠난적은 없었다."
"오늘도 비와 땅과 대기는 생명의 산실로 순환한다.
인간이 어떻게 느끼는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제 낙산에 올라
비를 맞고있는 땅, 나무와 꽃들, 잠자리와 벌레들을 보며
생명은 더 생명답게
퇴적한 낙엽층에선 유기물들의 호흡소리 깊어지고
낙산을 내려오니 땀은 비처럼 줄줄
물 한 컵 마시니
몸속의 물들도 쏴아하고 세포들에 생명수를 내리고 있었다.
'비'와 '물'과 'H2O'...사이에서
비는 추상세계요
물은 구체적인 물질세계요
H2O는 구체적인 물질의 실존세계라.
...
멘토님 글은
막연히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체를 이야기" 한다는 것이지요.
엉성한 생각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사유의 세계로 인도한다 할까요.
우리가 마치,
이름모를 어떤 꽃의 이름을 불러 주어
그 꽃이 우리에게로 와서 새로운 의미의 꽃이 되어주는 것과 같이.
밤하늘의 별을 각자의 위치와 때에 맞춰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들은 우리에게로 와서 새로운 별의 세계를 펼쳐주는 것과 같이.
멘토님~~
여름의 끝자락에서
비와 물과 H2O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사유해 볼수 있게 올려 주신 글
감사합니다.
비가 옵니다. 계속 옵니다.이제 한반도도 아열대성기후대로 바뀌나 봅니다.
멘토님 글을 보니 불현듯이 "노자 도덕경 8장"의 물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나 올려봅니다.
上善若水. (상선약수)
水善利萬物而不爭, (수선리만물이부쟁)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처중인지소악, 고기어도)
居善地, (거선지)
心善淵, (심선연)
與善仁, (여선인)
言善信, (언선신)
政善治, (정선치)
事善能, (사능선)
動善時. (동선시)
夫唯不爭, 故無尤. (부유부쟁, 고무우)
최상의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萬物)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깝다.
거하는 곳마다 거기가 곧 좋은 땅인 줄을 알며,
마음은 깊은 연못과도 같이 고요하고,
줄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말은 언제나 사실[진실]만을 말하며,
최선의 다스림을 베풀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움직일 때는 최선의 때를 따라 움직인다.
대저 오직 다투지 않기에 허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