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아파트 놀이터에는 그네타는 아이들,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 그리고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적당히 자리 잡고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허리를 접어 왼손이 오른발에 닿는 동안 오른손은 하늘로 뻗어준다. 반대로도 해주고 나면 허리를 피고, 상체를 좌우로 돌려주어 풀어주면 준비운동이 끝난다. 가지고 나온 줄을 반으로 접어 한 쪽 끝은 왼손으로 잡고 다른 한 쪽 끝은 오른손으로 잡고 팔을 접어 몸에 붙인 다음 앉았다 일어나기를 50회 한다. 이렇게 하면 다른 부위는 몰라도 하체 운동은 확실히 된다.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인 허벅지와 등에는 우리 몸 안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인 ATP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가 다른 부위에 비해 많이 있다고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박문호 박사님이 올해 제시한 두 가지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몸 훈련'이다. 몸을 훈련한다는 것은 좋은 미토콘드리아를 만들어 활력있는 사람이 되자는 이야기 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은 허벅지 근육과 등 근육을 키우는 데 좋은 운동이다.


앉았다 일어나기를 하고 나면 이제 줄넘기를 할 차례다. 줄을 손에 들고 줄을 춤추게 하자, 줄은 내 머리보다 한 뼘 정도 위를 지나  아래로 내려온다. 나는 그 박자에 맞추어 발로 땅을 몰래 살포시 밀어내고 잠시 동안 발목 높이의 공중에 머문다. 그러는 사이에 내 발 밑으로 지나가는 줄은 땅을 때리고 지나가는데, 땅은 그제서야 자신의 잊고있던 본분을 다시 떠올리듯 공중에 있는 나를 끌어당긴다. 발목 밑을 지나간 줄은 내 뒤를 지나 다시 머리 위로 올라가고, 그렇게 줄과 나 그리고 땅은 박자에 맞추어 춤을 춘다. 이 때, 소뇌는 학습된 예측으로 다음 동작을 조정한다. 하지만 줄넘기를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줄에 걸리는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스스로 줄넘기 10회를 더 하도록 벌칙을 부과하여 줄에 걸리지 않도록 긴장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모두 1000회를 하게 되는데  200회씩 5개의 세트로 나누어 한 번은 느리게 다음 한 번은 빠르게 하는 식으로 한다. (느림, 빠름, 느림, 빠름, 느림)

 

줄넘기 다섯 세트, 1000회를 모두 하고 나면 온 몸에 땀이 나며 내 몸은 좀 더 깊은 호흡을 하고 있고 그 때 입장하는 산소들은 나의 몸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상쾌함을 전해준다. 이 때가 하루 중에 살아있음을 가장 느끼는 순간이다. 줄넘기는 삶의 활력소가 되고 다음 날 이 시간이 될 때를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 된다. 이렇듯 훈련은 그 순간은 고단할지 몰라도 끝난 뒤에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