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남이 알아준다.. 이거는 참 중요한 거 같아요. 하긴 언젠가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독을 품고 하기도 하죠. 인간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듭니다. 인간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타인의 인정인 거 같습니다. 이 인정에 대한 갈망은 돈보다 앞선 것이죠. 공감하기가 진화의 거대한 동력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또한 중요한 것이 남이 알아줄만한 가치있는 일을 집요하게 추구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입니다. 아이들도 인정을 아주 좋아하죠. 그런데 자신이 한 것보다 더 큰 인정을 바라는 그 마음이 갈등을 일으키는 거 같아요. 이것은 항상 자기변호과 자기보호라는 막을 치게 하죠.
제가 저희 아이와 대화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이런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자기보호를 넘어 흠뻑 무엇가에 젖어 자신이 스스로 놀랄만한 성취를 해보는 경험을 얻게 할까? 행복하기의 출발은 자신이 스스로 놀랄 정도로 뭔가를 성취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제가 잊지 않으려 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죠.
이 경험을 한번 하면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오후입니다.
한참 지난 후 두분 글을 읽게 되었네요. 사르트트가 죽고 난후 보부아르가 쓴 소설 Tout les hommes sont morts. 불어한 지 오래 되서 이게 맞는지 모르겠는데...한국어로 "모든 인간은 죽는다" 입니다.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 여기 죽지 않는 한 인간이 등장합니다. 어떤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죽지 않는 약을 개발한 후 실험적으로 먹어보겠냐고 해서, 먹었던 거죠. 그래서 낮잠도 500년씩 자고, 자기가 아는 모든 사람이 사라져도 계속 살아갑니다. 이 사람의 공포는 이 지구가 멸망한 후 자신과 생쥐 한마리(이 쥐도 자기가 이 약을 먹기 전에 실험적으로 먹었거든요)만 우주에 남아있는 겁니다.
어려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심했었는데 이 소설 읽고 마음이 좀 바뀌었던 것 같아요. 이 약이 개발되면 드시겠어요? ㅎㅎ 너무 어려운 질문인가요?
언제부터인가 자주하는 상상실험이 있습니다.
만일 이세상에 모든 생명체가 사라지고 나혼자 존재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내가 지금 서있는 도시의 길거리! 내가보는 산하의 풍경! 내가 이용하는 자동차, 컴퓨터 등 온갖 문명의 기기들!
이 모든 것들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 느낌을 한참동안 만끽한 후에 다시 생명체를 하나씩 탄생시켜 제옆에 등장시켜 봅니다.
풀과 나무를, 새를, 개를, 그리고 인간을 차례로 등장시켜 봅니다.
그리고 다시 문명을 등장시켜 봅니다.
이런 반복된 상상실험이 소외와 고독과 우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많은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외로움과 고독을 말하는 사람에 제가 조언하는 말입니다.
"고독을 말할려면 우주의 공간에 홀로 떠있는 자신의 모습과 지금과 비교하여 보아라!
그리고 위에서 말한 상상실험을 해보아라!"
인간이 주변의 생명체와 어울려 함께 공생한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행복함을 누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인간사이에 원활한 소통으로 존재하는 기쁨은 인간으로 존재하는 최대의 선물입니다.
인간으로서의 삶 자체가 행복이요. 행운입니다.
저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통과 고난, 죄절마저도 삶의 축복이요 행복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