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박재윤


 학교가는 날 아침이면 항상 볶음밥을 먹는다.

계란에 굴소스를 넣고 밥과 볶은 것 이지만 엄마가 해주는

계란볶음밥은 달다. 아침밥 먹을 시간이 늘 부족한 나에게는

그 달달한 볶음밥이 진수성찬이다.


등교시간 10분전, 시간에 쫓기며 한 입 가득 먹고 있는데

엄마가 찌게를 끓여서 식탁위에 놓는다.

전날 저녁에 끓인 돼지고기 김찌찌게다. 나를 위해서 일부러

고기만 잔뜩 남겨 놓으셨다. 시계만 바라보면서 국물 한숟갈

떠먹고 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를 돌아보니 엄마가 물잔을

들고 서 있다. 물을받아 먹고 황급히 교복으로 갈아 입는다.

가방을 메고 현관으로 나서는데 엄마가 내 블라우스를 잡는다.

그리고 구겨진 옷깃을 손바닥으로 펴준다.


도오락을 열고 닫을 때까지 그렇게 엄마는 오직 나만 바라본다.

내가 혼자서 묶을 수 있는 운동화 끈도, 내가 털어버릴 수 있는

옷에 묻은 먼지도 엄마가 털어 주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학원으로 갈때면 엄마는 내가 밥을 잘 먹었는지,

옷은 따뜻하게 입었는지, 당연한 걸 묻는다.

나는 단 한번도 엄마에게 물어 본 적이 없다. 잠은 잘 잤는지,

옷은 따뜻하게 입었는지.


내가 밤늦게 학원에서 돌아와도 엄마는 두 눈을 번쩍뜨고 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꺼둔 전기장판은 다시 켜져있다. 그리고

엄마는 또 내게 묻는다. 밥은 먹었는지, 춥지는 않는지.


나의 온갖 짜증과 설움을 엄마는 아무말 없이 안아준다.

내가 잘 해내는 지 걱정해주는 건 오직 엄마이다.


그리고 내가 제일 나쁘게 대하는 것도 엄마이다. 난 엄마의 짜증과

설움을 안아준 적이 없다. 엄마가 힘들 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우리 엄마지만

그 만큼 미안한 사람도 우리엄마라서 나는 바보 같다.





청소하다가 재윤이 책상위에 이런 글이있어 올려 봅니다.

어린아이 인줄 알았더니 언제 이렇게 컸는지 ~~

마음 짠한 아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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