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과거의 내가 나이 든 나를 찾아 옵니다.

어리석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우유부단하고,

상처 입히고, 상처 받은 가냘픈 내가 나를 찾아옵니다.


부끄러워 몸서리치고 순간적으로 나를 부정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또한 나인지라 다시 바라봅니다.

나이 든 나만이 나를 안아 줄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도 그래도 부끄러우면 지금이 지나

다음에 올  나이 든 나에게 기댈밖에요.


어리석어지는 순간 알게되고

알았다고 하는 순간 어리석어 집니다.

내가 어리석었구나를 느끼는 순간

나는 새로움을 받아들이게 되고

알았다고 하는 순간 내 생각에 갇히게 됩니다.


앞으로의 시간은 언제나 어리석은 지금의 나를

받아들여 줄 늙은 내가 기다립니다.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언제나 나를 기다려주는 내가 있다는 사실이 말이죠.


그래서 지금의 나는 지금을 기억해야 합니다.

억지로 해석하고 뭉게트리고 자학하지 말고

다음의 나를 위해 내 안을 준비해야 합니다.


기다림이 없는 시대입니다.


카톡의 '1'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시대입니다.


시대의 반하여 기다리는 나를 만들어야 합니다.

삶은 카톡이 아니니까요.

답장을 기다릴 필요 없습니다.

나는 나에게 올테니 말이죠.


다음의 나를 기다립니다.

분명 어리석은 지금의 나를 안아 줄

분명한 나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