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를 13번 읽으며 매 번 다른 느낌을 받았다. 내가 쓸 수 있는 단어와 기억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로빈슨 크루소의 다이아몬드와 내가 죽어 만나게 될 다이아몬드가 연관되기 시작했다.

모든 눈물이 운석의 충돌에서 왔다는 이야기에서 눈물의 오랜 역사를 느끼게 된다. 일상적으로 느끼던

것의 새로움이 등장할 때 기억이 바뀌게 된다. 기억이 바뀌는 순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 진다.

우리는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보는 것이기에 그러하다.

 

오래 전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가 있다. 그러면 이상한 일이 내게 일어난다. 분명히 읽었던 책이며 그

 안에 있는 내용은 아는 내용이다. 그러나 내 안에 일어나는 변화는 다르다.로빈슨 크루소를 13번이 넘게 보았다.

프라이데이의 이야기에서 두근거리던 마음은 여전히 가득하다. 마지막 떠나는 날에 가져간 다이아몬드는 늘

부러웠다.

 

시간이 지나서 세상에 다이아몬드는 가득하고 가공하는 회사에서 그 가격을 높이기 위한

커팅이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만든다는 것을 알아버릴 정도로 세상은 정보로

가득 채워졌다.

 

그러나 알지 못한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내가 다이아몬드가 된다는 사실은 어떤 SF 영화보다 더

어리둥절하게 했다. 진실이라는 단어는 예나 지금이나 놀라운 현상을 만든다. 사람이 사는 현상에는

진실이 진실일 필요가 굳이 있을 까닭이 없는 시간이 존재한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진실은 의미를 넘어서고 있다. 언제나 가지고 있던 질문이 있다. 나는 어디서

왔을까이다. 어린시절 가지고 있던 답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질문은 나를 곤혹스럽게 하기 그지 없었다.

 

나는 어디서 뫘을까? 아버지로부터, 아버지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증조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는 고조할아버지.....끝이 없고 끝내 내가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도 없는채

믿음 전문가에 말에 끌려 다니기에 급급했다.

 

이번에는 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사실이 존재하고 있는 질문을 만난다. 나는 어디로 갈 것이냐이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데 어디로 갈꺼냐는 질문이다.

 

생각이 기억에서 나오고 정보에서 나온다는데 기껏 가지고 있는 지식은 미천해서

그럴 듯한 말에 이끌리기 쉽상이었다.  극락에 갈려나, 천국에 갈 것인가, 영원 불멸 사그라드는 시간에

연속성 속에 한낱 먼지로 화할 것인가

 

진실은 늘 가까운 곳에 있다. 나를 구성하는 구성요소가 C,HN,O,P인데 이걸 알면 많은 답이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땅의 요소와 생명의 요소의 공통점이 수소와 탄소가 산소에 의해 붙잡혀 지구라는

행성에 머물고 있다는 강의를 들었을 때의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었겠는가.

 

대륙의 형성이 O,Si,Al,Fe,(K,Na,Mg,Ca)라고 하고, 생명의 형성이 C,H,N,O,P라고 하는

의미는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어도 충분할 정도의 의미를 품고 있다. 137억년 우주 진화 8강에서 CO2가

어디서 왓느냐의 질문을 받았을 때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고, 지구를 형성한

운석의 포함된 1%의 물이 모이고 모여 1.9*1000000000000000000000 Kg에 해당된다는 것과

지구의 모든  물의 양을 모으고 모으면 1.5*1000000000000000000000 Kg으로 지구 질량의 0.03%에

해당한다는 공통점을 들었을 때는  내장을 타고오르는 전율을 느껐다.

 

CO로 기본 형성된 구조가 H2O를 만났을 때 CO2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금성 97%, 화성 95%,

지구 0.04% 에 해당하는 CO2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들었을 때는

내 안에 있는 물이 함께 끓어 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로빈슨 크루소의 다이아몬드는 부러움도 안타까움도 아닌 현상이 되었다.

 

초신성의 폭발에서 만들어진 무거운 분자가 나를 형성하고 있으며 끝내 나도 우주의 흐름에 따라

다이아몬드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조용히 밤 하늘을 바라보게 한다.

 

박문호 박사와 그의 강의를 듣는 청중 사이에

 

" 태평양의 바닷물도 어린아이의 눈물도 헤어짐에 아쉬워하는 연인의 눈의 글썽거림도 모두

운석에서 왔다."

 

울려 퍼졌다. 소리는 사라졌고, 의미는 남았다. 진실은 언제나 그런것처럼 가까이에 놀랍게도

우리 곁에 있음에도 외면당하고 있다.

 

강의내내 지구라는 행성의 현상이 얼마나 특이한 현상임을 알게 된다.내가 당연하게 느끼는 움직이는 것은

멈춘다는 법칙이 아주 특이한 현상임을 아는 순간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우주에서 한 번 움직인 물체는 영원히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세계상에 대한 변화의 추구가 나를 또 다른 새로움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