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에서 '기억'이라 하면 무조건 80점 맞는다. 하지만, 그 80점 맞기는 쉽지 않다. 기억에 관여하는 뇌의 해부학적 용어들과 단백질 이름들을 친구의 이름처럼 부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억을 알기 위해서는 기억 해야한다.

 

그 용어들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Bottom-up식의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Top-down식 사고방식으로 바라보면 학습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박자세식 학습방법은 시공의 사유, 기원의 추적, 패턴의 발견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4차원 시공간에 살고 있음을 인식하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서 패턴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발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현상은 초기로 갈수록 그 패턴이 단순해진다. 생명체 또한 30억년 전에는 단순한 원핵세포로부터 시작했다.

 

Top-down식 사고방식으로 바라보면 학습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원핵세포는 주위 환경으로부터 자극(stimulus)을 받으면 거의 즉시 반응(response)을 보인다.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를 하여 자극과 반응 사이에 전달을 하는 게재세포(intercell)들이 들어오면서 원시적인 신경계가 형성된다. 이후 다세포 동물로 진화되어 오면서 '자극을 감지하는 신경회로'와 '운동을 통제하는 신경회로'가 등장하였는데, 여기서 핵심은 이 신경회로가 변화한다는 것이며 이를 '학습'이라 한다.

 

학습은 신경회로가 변화하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신경계가 바뀌지 않는다. 그 동물들은 DNA에 의해 프로그래밍된대로 살아간다.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다. 하지만 인간은 신경회로가 변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예외가 없다. 우리와 사촌인 침팬지는 임신기간이 21달이어서 출산되면 뇌가 어른 침팬지에 가깝다. 하지만, 인간은 임신기간이 10달이어서 미성숙한 상태에서 출산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학습을 피할 수 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학습이라는 형벌을 받은 종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학습을 피하는 것이 허용되어 있지 않다. 우리의 뇌가 끊임없이 생각을 떠올리는 것도 학습을 하기 위해서이다. 기억의 본질은 망각이므로 계속해서 반복해주지 않으면 망각되기 때문에 기억해야할 것을 기억하기 위해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기억하기 위해 생각이 떠오른다.

 

뇌는 무엇을 기억하는가? 뇌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으로 처리한다. 뇌는 새롭거나 의미있는 것을 기억한다. 결국 기억이 많을수록 기억을 잘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억이 많으면 지금 지각되고 있는 정보와 비교하여 새로운 정보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감동을 잘 받는사람이라면 더욱 더 기억하기 쉬워진다. 기억을 잘하려면 새로운 것과 의미있는 것을 찾고 감동을 받아라.

 

뇌는 새롭거나 의미있는 것을 기억한다.

 

인간에게 학습의 의미는 무엇인가? 인간은 변형가능한 신경계를 획득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불변표상을 개념공간 상에 형성할 수 있었다. 그로인해 세계상을 갖게 되었고, 세계상을 갖는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세계에 대해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연에는 구조가 있고 인간은 자연의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 과학을 한다. 모델을 세우고 그 결과가 맞지 않으면 폐기하며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그 결과 지금의 인류는 질량을 부여한 신의 입자마저도 예측하였고 또한 발견하는데 성공하였다. 인류는 과학이라는 프레임을 통하여 놀라울 정도로 세상을 예측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박자세는 과학이 선사하는 올바른 세계상으로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학습한다.

 

인간은 올바른 세계상을 갖기 위해 학습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