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소통의 시간 또한 한정적입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나 현상을 이야기할 때 길게 이야기하거나 짧게 이야기하는 상황에 맞닥 드립니다. 특히 강의를 할 때는 이 현상이 극대화됩니다. 전문가를 대상으로 할 때는 전문용어를 구사합니다. 그러나 비전문가에게 강의를 할 때는 전문용어를 길게 늘여서 일상용어로 이야기 합니다.

 

신영복 교수의 강의에 보면 압축된 용어와 길게 늘여트린 용어를 소설과 시로 표현합니다.

 

여러분도 아마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소설 읽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많은 글들을 읽고 나서 생각하면

핵심적인 요지는 시 한 편과 맞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야기를 통해 어떤 의미와 상징, 그리고 개념화를 시키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일류의 조건에서 사이토 다케시는 일류가 되는 조건에 요약화를 두었습니다.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손자병법을 제곱병법이라 하여 단 25글자로 정리하였습니다. 그 글자 안에 손자병법의 요지가 다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교수와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요즘 학생들은 글자가 써진 PPT를 보면 집중력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미지로 강의를 한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PPT를 미리 만들지 않고 구글 검색으로 이미지를 찾아서 강의를 한다고 합니다. 이유가 구글을 통한 검색 능력을 향상 시켜 주려는 이유입니다.

 

요즘은 정보통신의 발달으로 언어가 사라져 가는 추세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상황을 언어에 맞추어 글로 쓰기 전에 이미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상대에게 전송하면 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가 가지는 놀라운 기능의 활용입니다. 그래서 문장을 쓰는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학생 레포트로 3페이지에 해당하는 에세이를 써오도록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았더니 수 많은 과제 중에 에세이 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여 문장화 시키는게 가장 어려웠다는 고백입니다.

 

과거 우리의 할아버지 세대는 4, 5년이면 뛰어난 문장력과 시작 수준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과학적 방법이나 첩경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암기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확실한 성과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지요.’라고 신영복 교수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도 이해하는 것이 가장 빠른 공부라고 CF에서 말하는 통에 이해하면 되는 것이라고 한 번 훑고 끝나는 공부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10년을 영어 공부하고도 영어 논문을 쓰거나 영어 시를 쓰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박사님의 특별한 뇌과학 강의에는 줄기차게 전문용어가 쏟아져 나옵니다. 심지어 137억년 우주진화 강의에서는 유니버셜 랭귀지가 억수로 떨어집니다. 같은 시간에 전달되는 전문용어는 이미 외국어와 같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식이 기억의 크기를 넘어 범람하기 시작하고 주체하지 못한 정보는 그대로 나를 통과해 사라집니다. 감각이 넘어선 세계를 논하고 있습니다.


기억이 없으면 비교할 대상도 찾지 못합니다.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강의를 듣고 사람들은 어렵다고만 얘기합니다. 세상에는 이해의 대상과 인정의 대상이 있습니다. 어떤 학문과 깨달음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정하고 일단 받아 들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할아버지들이 했던 공부는 자기 안에 문장과 시를 쌓는 공부였습니다. 그리고 들어찬 문장과 시가 내 안에서 서로 엮이며 새로운 지식을 이끌어내었습니다. 어떤 맥락과 이해의 순서로 해마가 이루어져있지 않는 까닭입니다. 해마에 들어 간 기억은 모두 세포 단위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제니퍼 애니스톤 세포를 일례로 들지 않더라도 기억이 곧 신경세포의 작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수 많은 지식과 기억은 세포의 조합이어서 세포의 연결이 늘어나면 새로운 신경 펄스의 흐름을 만듭니다. 이것이 창의입니다.

 

박문호 박사님과 김홍신 교수님의 북콘서트에서 박사님은 지혜가 있기를 바라지 말고 지식이 있기를 바라라.’라고 했습니다. 지혜가 수 많은 지식에서 태어난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박자세의 공부는 지식을 쌓는 공부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공부는 수 많은  전문용어와 유니버셜 랭귀지로 되어 있습니다. 전문용어는 활용도 높은 시간을 선사합니다. 농도 높은 생각의 질을 통해 우리는 지식을 쌓고 또 다른 지식의 문을 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