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베트남 닌빈에서 뱃사공이 노를 밀어주는 배를 3시간을 탔습니다.
처음 30분은 서로가 신이나서 조용하고 좋다고 말을 하고 떠들었습니다.
그리고 1시간이 지나자 같이 탄 동료가 핸드폰을 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음악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30분이 지나자 엉덩이가 아프고 지루하다고 말을 합니다.
조용한 물소리, 바람 소리, 동굴을 지나며 들리는 울림을 듣고 파서 5분만 조용히 해주시면 안되나요라고
말하자. 제가 왜 그 쪽 말을 들어야 하지요 하고 한국 드라마와 가수를 누구를 좋아하느냐
어떤 가수는 목소리가 좋지만 성격은 안 좋아를 말하더군요.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처음엔 좋았는데 이젠 지겨워서 빨리 배에서 내렸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문화가 만든 공간이란 언제나 순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화장실 문을 열고, 볼 일을 보고
뒷처리를 하고 변기의 물을 내립니다. 그리고 손을 씻습니다.
식당에 가면 자리에 앉고 메뉴판을 보고, 종업원을 부르고 주문을 합니다. 음식이 나오면 먹고
물을 마시거나 후식을 먹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일어나 계산을 합니다.
문화라는 공간에는 모든 것이 순서와 규칙으로 되어 있어서 보아야 할 순서가 매겨져 있습니다.
공간을 파악하는 매개체도 현저하게 차이를 보입니다. 도시에서는 내 위치를 알리는 것이
표지판이지만 바다에 표류하는 돛단배는 별이 됩니다. 도시에 살던 사람이 자연에 노출되면
순식간에 표지판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자연에 있는 표지판은 절대 친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연에 나오는 순간 기준을 나누던 표지판이 사라지면서 공간을 바라보던 순서와 규칙은
파괴됩니다. 대칭되거나 순서가 매겨진 것이 없어서 무엇을 보아야 할 지 몰라 버둥됩니다.
우왕좌왕 하다가 이야기할 사람이 나오면 자신의 기억에 기대어 자연을 이야기합니다.
채 10분도 되기 전에 일상생활로 돌아가서 드라마와 가수, 영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급기야는 자연을 보다 사람과 얘기하며 감정에 노출됩니다. 위대한 자연 앞에서
사람에 상처받고는 짜증나고 화가나는 공간이 탄생됩니다.
석회암 카르스트가 장쾌하게 엮어진 그 곳에서 귀가 얼얼할 정도로 웃음소리와 드라마, 영화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과거에 쏟아져 내렸을 석회암을 만든 코코리쓰와 같은 마린 스노우를 느낄새도 없었습니다.
물에 녹은 석회암이 만든 높다란 절벽의 절경에 조심스런 발길질을 하는 염소를 발견했을 때는
알려주지도 않고 혼자 즐겼습니다.
자연을 보는 눈은 언제나 순서와 규칙을 넘어선 지식과 정보에 기댄 식견을 요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많은 것은 셀 수도, 잴 수도, 달 수도 없음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공간을
측정하는 거리는 눈의 소관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신에게만 허락된 일이고 그 가치는 언어의 가치입니다.
왜냐하면 사물을 하나로 엮는 일은 언어의 소관이기 때문이지요.
유니버셜 랭귀지는 사물을 엮고 실체를 파악하게 하는데 오류를 최소화합니다.
그것이 어쩌면 박자세가 취하고 바라는 정신의 세계인지도 모릅니다.
와우 피데스님의 후기를 읽으며
편암의 생성과정을 생생하게 익혀갑니다.
피데스님을 따라
지구 초기의 속살을
화산암 혹은 쳐트 퇴적암이 90도 압력을 받은
청아한 소리가 나는 편암을 보았네요
세상에나~! 피데스님의 탄성처럼
본방 9월 1일~ 4일(월~목) 오후 8:50 - 9:30
재방 9월 7일(일) 오후 5:35 - 8:20 (4편 연속방영)
재방 9월 8일~ 11일(월~목) 오전 11:10 - 11:50
* 내일(8/24) 제 82차 천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반복하면 시생대가 몸에 들어올 듯 합니다.
시생대 학습의 최상의 환경입니다. ^^*
피데스님 언제 함께 서호주 다시가요, 필바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