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탐사를 하면서 평소 자연과학의 여러 분야를 공부하며 알았던 지식을 자연의 현장에서 생생한 오감을 통하여 몸으로 확인하게 된다. 관광여행은 시각을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경치와 이색적인 문화를 즐기는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학습탐사는 인간과 생명과 지구의 형성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자연의 모습과 우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맑은 밤하늘에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학습탐사에서 평소 공부한 여러 자연과학 분야의 개별지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들 개별지식의 배경으로 존재하는 기후에 대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과 지구 초기생성의 흔적을 담은 암석과 지층을 관찰하기 위하여 서호주를 찾는다. 하지만 서호주 여행객이 장엄한 은하수가 펼쳐진 맑은 밤하늘이 서호주의 건조한 사막기후가 만들어낸 명장면이라는 점과 서호주의 붉고 거친 대지와 암석의 풍광이 기후가 지구와 협연을 통해 만든 작품이라는 점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은 기후와 기후가 만든 현상을 쫓아서 머나먼 서호주로 여행을 간다.       

 

기후는 인간의 의식과 문화와 문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심지어 기후와 날씨가 여행의 성패를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여행에 나서면서 누구도 날씨와 기후가 가지는 의미와 영향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기는 쉽지 않다. 기후라는 물리적 작용이 생명출현을 위한 대지를 만들고, 식생대를 비롯한 생태계를 만들어 지금 이 순간 지구의 모습을 형성시킨다는 점을 항상 인식하여야 한다. 이 점을 인식하고 자연을 관찰하면 각 분야의 자연과학지식이 더욱 짙은 색깔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본질적인 모습에 철학적 인문학적 상상의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다.

 

호주의 넓은 대륙은 다양한 기후대를 가지고 있다. 북반구 대륙의 혹독하게 추운 대륙성 한랭기후를 제외하고 지구 전체에서 일어나는 기후작용을 한 나라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호주에서 인간을 비롯한 생명의 삶을 주의 깊게 관찰해 보면 생명들이 기후대를 따라서 생태계를 이루며 사는 것을 관찰 할 수 있다. 서호주를 남에서 북으로 짧은 시간을 통해 종단하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기후대에 따른 식생대와 자연의 풍광이 슬라이드 영상이 되어 몸으로 들어온다.

 

온대지역인 서 호주 Perth를 조금 벗어난 Green Enough라는 초원지대에서는 말 그대로 아름다운 녹색이 전부인 평온한 자연의 모습이 몸 안에 스며든다. 계속 북으로 진행하면 해안가의 건조한 공기로 인하여 형성된 사막기후대를 지나며 척박한 토양과 적은 강우로 인하여 식물도 어렵게 살아가는 황량한 대지를 만난다. 이곳에 적응을 마친 개미가 생태계의 청소부 역할을 하면서 대제국을 이루며 사는 모습을 감상 할 수 있다. 서호주 북서부의 Pilbara, Karijinl국립공원과 북부 Kimberley지역의 Purnululu국립공원에서는 대륙이동, 지각변동과 기후의 침식, 분해작용의 협연으로 형성된 장엄하고 기이하며 아름다운 모양의 습곡, 협곡과 암석으로 가득 차있는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붉고 흰 얼룩무늬의 호주철광상과 해안가의 겹겹이 줄무늬 진 조개껍질과 스트로마톨라이트와 쳐트층에서 기후를 통한 46억년 지구 역사의 시공에 관한 지문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기후가 지상에 만든 위대한 자연의 예술품이다. 그 작품 속에 스며있는 46억년의 시공간을 상상하는 즐거움은 매력이 넘친다.  

 

기후에 관한 지식을 잠깐 들여다 보자. 기상(날씨)은 공기 중에서 일어나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물리적인 대기상태 및 현상이다. 기후는 기상의 장기간의 평균적인 종합상태를 말한다. 지구표면은 바다와 대륙으로 둘러싸인 지표와 공기 층인 대기로 구성된다.  이들 지구표면이 태양으로부터 받은 열에너지의 평형상태를 위해 유기적인 물리적 상호작용을 한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기의 총체적인 동적 작용 및 현상이 기후이다. 이로부터 지구자연을 구성하는 토양과 대지의 형태와 모습이 탄생되며, 나아가 모든 지구상 생명체가 탄생하고 존재하는 기반이 된다.

 

물리적으로는 온도란 물리량이 제일 중요하다. 온도에 따라 상태가 달라지는 물질들이 열적평형을 위해 동역학적인 작용을 하는 과정 및 결과가 기후이다. 기후를 물리적인 현상과 지구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 데는 중학교 수준의 복사, 대류, 전도란 기초지식만 알고 있으면 가능하다.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인자는 위치(위도), 지표의 수륙분포와 상태(지형)이 기본적인 기후인자이고, 해류, 해양순환, 해양변동, 해발고도와 지형, 지표면의 구성물질, 피복상태 역시 기후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기후인자이다. 이들 지구 표면의 다양한 종류의 물질과 그 상태들이 태양에너지의 흡수와 반사 정도가 달라서 그곳을 덮고 있는 공기가열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해진다. 다양해진 가열상태의 공기가 대기 대순환을 일으키는 것이 기후이다

 

태양과 지구가 빛을 매개로 에너지 상호작용을 하는 우주적 물리작용과 지구의 구조가 상호작용을 하며 생명 현상의 배경으로 존재하는 게 기후이다. 형성된 기후는 다시 지구의 구조에 영향을 준다. 이처럼 기후라는 현상의 본질을 바라볼때 우주적 관점에서의 시공의 사유와 지구의 구조적 관점에서 여러 기후인자들의 유기적 상호작용이라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서호주로 떠난 학습탐사에서 기후를 통해서 태양과 지구와 달과 기후가 46억 년 동안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협연하는 오케스트라를 감상하자.

 

기후는 인간의 삶과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인간이 지역별로 다양한 기후에 적절한 적응을 하는 모습이 의식주와 문화의 다양함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식생대를 비롯한 생태계 역시 대기현상에 적응하기 위한 생명의 모습이다. 서호주에서 풀 한 포기, 한 마리의 곤충도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최선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함을 관찰하게 된다. 생명이란 현상의 놀라운 적응성에 감탄을 하게 될 것이다.

 

책에서 제공하는 호주의 기후와 날씨에 대한 정보는 호주 기상청과 인터넷과 책에서 수집 발췌한 것이다서호주 여행을 하면서 이를 요리의 재료로 삼아서 자연과 인간현상에 대해 풍부한 감성을 곁들여 나름대로 최종의 요리를 완성하고 인문학적, 철학적 음미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