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3일 박문호 박사가 진행하는 137억년 우주진화라는 강의를 통해 자연과학을 처음 만난 날은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날이다.  강렬한 충격과 감동에 입은 바짝 말라오고 눈동자는 커졌고, 숨과 시간이 멈춰졌다

  

지금도 가슴속에 뚜렷한 화인으로 남아 있는 그날의 충격 받았던 내용이 생생하다. 열역학 제1법칙에서 유도된 수식을 통해 우주의 나이(137억년)을 정밀하게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빅뱅 후 10의 마이너스 43초의 짧은 순간부터 137억년간 펼쳐져 온 우주에서 발생한 중대한 사건인 물질의 세계의 탄생을 시간과 온도를 두 축으로 설명하는 지식과 그래프였다.

 

1-2시간전도 아니고 137억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서 그 당시의 시공을 정확히 재현하듯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사실과 배경의 지식들이 놀라웠다. 또한 상상하기 조차 힘든 짧은 시간 안에 벌어진 시공의 현상과 사건들과 그 경과과정들을 어떻게 정확히 추측하고 알 수 있었을까? 이 모든 사실들을 추측하고 계산하고 입증하고 검증해온 위대한 과학자와 그 지식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이라는 학문은 특이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며 어려운 것으로만 알고 있어서 나하고 인연이 맺어지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었다. 시골에서 초, 중고를 다니며 놀기 바빴고,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증권업계에서 일을 해온 터라, 수학, 과학 지식이 가물가물 전무한 상태였고 시험을 위한 공부 이외에 다른 책을 읽은 기억이 없었다. 어릴 적 재미있다는 동화책조차 읽은 적이 없을 정도로 독서를 싫어해서 그 흔한 시와 수필집 한편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살아왔다. 공부도 남들이 그 시절에 누구나 하니까 대충 따라서 했지 남다른 목표와 각오와 의지를 갖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책이나 학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고, 더군다나 자연과학이라는 분야는 너무도 이질적이고 어색한 분야였고 나에겐 아예 없는 세계였다.

 

직업상 환경사업을 추진하면서 화학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자연과학이나 공학의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 분야 사람들과 도무지 대화가 안되었다. 그래서 도움을 얻고자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우연히 찾아 들어가서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을 만나게 되었고, 첫째 날 충격을 받은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박문호 박사님이 하는 강의와 행사를 빠져본 적이 없다. 그 후 자연스럽게 삶의 우선순위를 자연과학지식을 알아가는데 두게 되었다. 학창시절에는 좋아하는 운동경기 관람하러 수업시간을 빼먹고 도망가기 바빴고, 결혼해서 아내에게 책도 하나 안 읽은 무식한 사람이라고 핀잔을 듣던 내가 모든 일의 우선순위를 자연과학 공부에 두게 된 것이다. 4시간 꼬박 진행되는 강의를 줄 곳 졸지 않고 흥미롭게 듣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침대 머리맡에 자연과학 책이 이것저것 어지러이 놓여있고, 아내가 제발 책 좀 손에서 놓으라며 불을 끄고 방해를 한다.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은 학창시절에 공부하지 다 늦게 무슨 일이냐며 의아해 하며 희귀 종 취급을 한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인 만큼 시간과의 치열한 싸움을 안 할 수 없다. 진작 공부가 이런 세계인줄 알았더라면 하는 자책도 밀려왔고, 삶의 패턴이 달라졌다.

 

인류는 자연과학을 통해 빅뱅으로부터 기원한 입자가 우주의 시공을 떠돌다 지구라는 곳에서 생명을 탄생시키고 진화의 시간을 거쳐 인간의 뇌를 구성하고 생각을 출현시키는 과정을 밝혀왔다. 박문호박사가 진행하는 137억년 우주진화와 특별한 뇌과학 강의는 어려워 보이는 인류의 지식탐구과정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쉽게 접근하도록 해주었다흥미진진한 시간이 계속되었다.

 

짧은 시간의 공부지만 평소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주변자연의 사물과 존재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현상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하자 자연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다른 모습으로 인지되기 시작하였다.

 

그간 인간중심의 사고를 하며 자연의 존재들을 그저 인간을 위한 소품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마음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인간이 자연의 구성일 뿐인 존재로 자리매김되기 시작하였다. 그간 내 인생을 좌지우지하며 억압하던 많은 인문사회학적, 철학적, 종교적 가치관들의 실체를 알게 되었고 당연히 이들은 자연과학적 사실들에 의해 점차로 자취를 감추고 사라져갔다반면 자연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나름대로 정립된 새로운 개념과 삶의 방향들이 생겨났고, 이런 것들은 삶에 많은 자유로움과 편안함과 신비로움을 가져다 주었다. 무엇보다 자연과학이 내 삶에 신비로움이라는 선물을 시도 때도 없이 가져다 준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그렇게 자연의 사물과 존재들과 그들이 만든 현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137억년 우주진화 강의의 현장학습인 서호주 탐사여행은 자연과학의 지식이 책 속이나 실험실이 아닌 현실의 자연에 존재함을 일깨워주었고, 자연과학 지식으로 무장하고 자연속으로 걸어 들어가자 자연이 말을 걸어오며 많은 대화하기를 시작했다. 시공과 자연 속의 많은 존재들과 대화를 하면서 느끼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은 학습탐사를 처음 한 나에게 매력만점인 경험을 안겨주었다.  

 

자연과의 대화가 무르익고 나서야 그들은 나의 세계의 일부가 되었다. 이제 속칭 말하는 인간사만이 아닌 서 호주 밤하늘을 통해서 바라본 우주의 시공과 별들의 세계와 서호주에 모습을 드러낸 46억년 지구의 시공간이 내 몸의 일부가 되어 구체적인 나의 세계가 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사를 떠나 우주의 일부로써 아늑하게 그 세계에 존재함에 무한한 기쁨과 안도감을 갖게 되었다.

 

이처럼 자연과학 공부를 통해 나의 세계가 바뀌었다. 인생이 바뀌는 부수입은 당연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