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몽골 책자에서 내가 맡은 부분은 몽골의 밤하늘이다.

방향을 잡는 데에 많은 고민을 하고 그러느라고 예정보다 많이 늦어져 버렸다.

전문적인 설명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공부하고 성장하면서 몽골의 나날을 즐겼던가를 얘기하고 

학습탐사는 확장된 공부라는 것을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서론 부분은 개인적인 감상도 많이 들어 있기에 게시판에 올려보자고 생각하고서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 글을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했는데,

어라~ 제대로 되지를 않는다.

글만 올라가고 사진은 따로 첨부를 해야 하는데 사진 크기가 맞지를 않아서 워드문서처럼

깔끔하지가 않고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사진에 맞는 캡션을 달고 하는게 거의 문서 편집을 하는 수준이 된다.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고, 하는 수 없이 자문을 구한다.

문서를 PDF로 만들어서 사진파일로 저장을 하면 된다는데 듣는 설명만으로는 도통 알 수가 없다.

답답하니 구하게 되고, 구하니까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

일단 워드 파일을 PDF로 전환한다.

지난번 서호주 책자도 MS워드로 작업했는데 PDF로 변환이 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제대로 눈여겨 보지 않은 탓이다.

변환프로그램을 다운 받고 jpg로 변환해서 올리니 원하던 모양새대로 올라간다.

 

박사님께서 질문하지 마라, 책 제목 물어보지 마라라고 하시는 말씀이 이해가 된다.

공부는 답답함이 요체인 것 같다.

답답한 상황이 깊어져서 간절해져야 제대로 눈에도 들어오고

머리 속에도 박혀지는 것 같다.

 

문서를 만지느라 이것 저것 하고 있으려니 제일 처음 PPT를 접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이 생각난다.

2009년 박사님을 만난 지 두 서너달이 채 안되었을 무렵이다.

서호주 탐사를 가기 전, 애보리진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겁도 없이 손을 들고 난 이후였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막연하게 하면 되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불에 데인 듯 화들짝 놀라는 순간이 왔다.

사전 발표자료는 PPT 50장으로 준비하라고 하셨다는 오총무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길거리였는데,

끊어진 전화기를 멍하니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부터 정작 발표자료 준비보다 파워포인트를 먼저 공부하느라고 진땀을 흘렸었다.

그렇게 필요에 의해서 책 빌려다 놓고 답답함에 가슴을 치면서 익힌 파워포인트는

뒤늦게 시작한 학교공부에서 과제 제출을 할 때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서

A+의 점수를 안겨 주었었다.

어쨌든 배우고 익힌 것은 온전히 자신의 재산이 된다.

 

그러고보면

천문우주+뇌과학 모임에서 하고 있는 발표는 정말로 효과적인 학습의 장이다.

발표를 한다는 것이 부담이나 중압감을 안겨 줄 수도 있겠지만

그 중압감이 학습에는 최적의 도구가 되어준다.

공부해서 남 주나?’ 라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어른들이 공부를 독려하며 아이들에게 심심찮게 하던 말이다.

공부해서 남도 주고 확실한 자신의 재산으로 챙길수도 있는 효과적인 장이 발표이다.

부담감만 갖지 말고 제대로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