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좋아 하는 사람은 마젤란 성운 하나만으로도 호주에 갈 만한 이유가 된다. 10년전

우룰루 바위 부근에서 야영하면서 처음으로 마젤란 성운을 새벽에 보았다. 아직도 그 놀라운 순간이 생생하다. 슬리핑백에서 얼굴만 내밀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 한 편에 조각 구름 두 개가 떠 있었다.

 

분명 낮동안 구름 한점없었고, 밤에도 일주일 내내 별 쏟아졌던 맑은 날들이었는데, 밤하늘에 구름이라니, 저게 뭔가, 도대체 저게 뮌가? 밤하늘에 관한 그 동안 모든 지식이 무색해진다. 바로 그 순간 그래, 그렇구나. 저것이 바로 대 마젤란, 소 마젤란 성운이구나! 경이로움이 바로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스스로에게 눈으로 본 것을 확인하려 물어 보았다.

 

하얀 구름처럼 아주 일상적 모습으로 우주 하나가 아무 일 없듯이 하늘 한 편에 걸려 있었다. 바라보고 망연해지고 하면서 그 새벽이 하얗게 될때까지 가슴에 내려앉은 은하가 심장박동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그 새벽, 울루루 바위 부근에서 본 마젤란 성운은 내 몸의 일부가 되었다.

 

아마 지상에서 해 볼만 한 것 몇 가지가 있다면, 서호주 그것도 울룰루 바위 부근, 야영하다 새벽에 혼자 우두커니 하얀 손수건 같은 우주 하나를 만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