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시험도 끝나고 대학원 업무도 마무리 지으니 박자세 훈련모드로 다시 바꿀 수 있었다. 어디 실험실에라도 갔는지 아니면 퇴근 한 건지 다른 사람은 없는 연구실에 혼자서 조용히 두 시간 반 동안 내가 쓴 글들을 읽으며 수정했다. 박사님은 최근에 문체를 새롭게 변화시키라는 주문을 하셨는데, 새로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예전의 것들을 다시 읽어서 나의 문체를 파악해야만 했다. 구체적이지 못한 부분들은 좀 더 구체적으로 추가하였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수정하였다. 그리고 띄엄띄엄 썼던 문장들을 이어보니 박사님이 '만년체로 써보라'고 한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초기의 글들은 한 문장 한 문장 띄어쓰다보니 앞의 문장과 이어지는 듯 했어도 붙여보면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면발로 치면 툭툭 끊어지고 쫄깃한 맛이 없는 면과 같았다. 아, 정말 그렇네.

 

수정같이 빛나는 글들을 위하여 수정하고 또 수정해야 할 것이다. 오늘 자고 일어나면 이 글 또한 수정해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무언가 글쓰기에 나아짐을 느끼고 있으므로 오늘은 즐거운 마음으로 잠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