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이 이어진다. 빅뱅의 이야기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말할 때, 137억년전 빅뱅 이후의 문제를 제기했다. 빅뱅을 한 존재는 무엇인지, 거꾸로의 시간 즉 -137억년의 좌표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그 좌표에서 그 빅뱅할 수 있었던 존재는 어떤 상태로 있었는지 궁금하였던 것이다.

 

혹자는 아니 왜 그런 개념이나 질문이 중요한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나름 심각한 고민이다. 왜냐하면 어쨌든 현재의 모든 우주는 그로부터 파생되었다고 하니, 현재의 모든 것은 결국 그것의 化身이기 때문이다. 무엇으로든 그 존재를 말할 수 있다면, 아니 어떤 영감으로 인해 그것을 말하거나 규정할 수 있다면, 결국 현재의 모든 상황과 존재들을 어떻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점을 가지게 된다.

 

과학자들은 말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공간에 의해 연동되어 있으므로 공간이 발생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라고. 따라서 그 이전으로의 시간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 질문은 남극에 도착하여 또 남극이 어디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따라서 -137억년이라는 개념이 불성립됨을 말하고 더 이상의 언급은 땡처리한다.

 

기실 이는 이론상 그럴듯하다. 그래서 그러지 않아도 복잡한 물리 천문현상에 골머리가 지끈거리므로 곧장 우리는 회군한다. 이산은 아닌가봐 라고 하면서. 여기까지는 팩트의 세계이다. 뭐 굳이 이 이론에 어깃장을 걸고 싶지는 않다. 다만 뇌세포의 작동이 굳이 팩트에 따라 작동되지는 않는다는 것만 빼고는 말이다. 적어도 마이너스 시간의 좌표는 그릴 수 있지 않는가.

 

좌표를 그린다면 빅뱅이전의 존재는 좌표상에서 0점 좌표에 해당한다. 그리고 -137억년에서도 형식상 계속 0점 좌표에 있는 것으로 표시할 수 있다. 아마도 이런 상상은 뇌가 창조적인 연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이런 표시를 보고 우리는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빅뱅의 존재는 결코 無가 아니라는 것이다. 크기는 극히 작지만 팡하고 터질 수 있는 어떤 有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우주가 無에서 나왔다는 말은 성립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有를 우리의 뇌에서 보면 -137억년에서도 그 有로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물론 상상에서 말이다. 이 상상적 시간은 그 존재에게 무의미하지만, 그 시간은 우리에게 매우 유의미하다.

 

확실히 물리상으로 그것은 무의미한 질문일 것이다. 공간이 없기에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상으로 그 존재는 빅뱅이후 우리와 우주의 모든 존재를 형성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는 다음의 지평으로 바로 넘어간다.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지금 모든 존재자들의 본질을 한 큐에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더 이상의 이야기를 포기했다. 그렇다면 우리들 즉 아마튜어들의 선택은?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일까. 아마도 오랜 동안의 경험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의 현상에 대해 항상 그 원인을 찾고 말하여 왔었다. 또 그렇게 배웠었고. 하지만 어떤 현상에 대해 그 원인이라고, 혹은 근원이라고 배웠거나 믿었던 것이 나중에는 다르게 변하거나 변화하였던 것이 부지기수였다는 점에서 매우 곤혹스럽기도 했다. 따라서 진정한 원인자는 무엇일까라는 제법 무게있는 고민을 하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그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는 많다. 아니 거의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종교는 가장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천주교를 예로 들어보자. 그 종교는 모든 것의 원인자로 신의 의지를 말한다. 하지만 비신자에게 그것이 납득될까. 철학도 대표적인 예이다. 형이상학이란 말은 현상의 원인자에 관한 학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왠 形而上者가 그리 많은지. 지역마다 시대마다 심지어 개개인마다 다르다. 감당이 안된다. 잘못하면 완전 미로에서 헤매기 쉽상이다.

 

과학지식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이전의 지식과 지식체계는 계속 변화하여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원인자에 대한 답이 너무 다르다. 우리는 곤혹스럽다. 어느 하나를 믿고 따르려니 맹신자가 되기 쉽고, 이것저것 고민하다보면 혼동되어서 매우 힘들게 되어 점차 회색의 관심을 가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우리는 어느 누가 우리에게 보다 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체계를 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다만 현대에서는 무엇보다도 통섭적 학문이 그것을 수행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특히 과학중에서 개별과학을 회통시키는 노력에서 나오는 안목있는 관점이 무엇보다도 통섭에서는 중요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해 본다. 그리고 이말을 던지기 전에 우리는 왜 원인자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또 절실히 원하는지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당대에 우리네 삶과 주위의 만물들에 대해 일관된 설명을 요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는 행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행위 즉 운동을 하기위해 적절한 정보취득과 판단작용을 하여야 한다. 그때 전체의 상황을 설명하고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즉 나침반 역할을 하는 지식이 필요하다. 그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원인자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원인자는 비록 단순하고 혹 전체를 포괄하지 않는 지식이라해도, 그것은 우리네 삶에서 운동 즉 행위를 일관되게 할 수 있는 기준과 잣대가 되어 준다.

 

따라서 설사 지금보다 더 나은 정보와 지식이 후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지금의 행위 측면에서 보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것이다. 일관되게 행위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현재에서는 그 원인자를 보다 잘 살펴 택하는 것은 필요하다. 예전과 현재의 물질문명과 문화를 비교해 보면 너무 현격하고, 따라서 현재에서는 지금 연동되고 있는 모든 현상을 통섭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원인자를 말하고 행위함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 주위의 현상을 되도록 많이 일관되게 설명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논리나 미래의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래야 현재 적절한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연과학을 배우고 있다. 개별과학들은 현재 엄청나게 연구되고, 또 상호간에 급격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또 다른 새로운 연구를 촉발하는 지경이다. 한마디로 과학지식도 빅뱅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세분화되어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혼란스럽다. 원인자가 설명되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 과학을 멀리하게 된다. 물론 그 경계를 깨고 통섭을 추구하는 돈키호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혹 우리 주위에도 있을 것이다. 잘 살펴보시라.^ ^

 

그는 탑다운 이라는 말로 그 원인자를 어느 정도 전제하면서 말하고 있다. 그 탑다운에서 최상위에 있는 것이 아마도 현재 과학계가 밝혀낸 모든 지식의 원인자일 수도 있겠다. 강의를 들으면서 순간순간 영감을 주는 대목에서 그것을 느끼곤 하였다. 회원네님들도 서로 자주 이런 말을 하였으므로, 홀로 그것을 느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137억년이라는 말도 안되는 단어 조합도 아마 그런 영감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앞에서 언급한 바, 빅뱅 이전의 그 어떤 것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그 이후의 모든 현상을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틀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네님들도 어느 때 간혹 137억년 동안의 우주의 파노라마를, 즉 우주공간이 펼쳐짐을 몇 마디로 표현해보고 싶지 않는감? 137억년 동안 펼쳐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그 존재가 -10억년, -100억년, -1000억년, .....  그 오랜 상상의 시간동안 그 무한히 응어리져 있는 모습을 그릴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절실한 존재를 무어라 규정하고픈감?

 

사랑, 열정, 운동, 도전, 등등 어느 것이라도 좋을 것이다. 그저 살아오면서 절실히 땡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등치시켜도 과히 죄될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억겁의 세월동안 응어리져 있던 존재를 어떻다고 규정할 때, 그 규정된 어떠함을 137억년동안 빅뱅한 스펙트럼과 등치시키면 될 일이다. 우리 주위 모든 현상들을 여러분은 무엇으로 등치시키고 싶으신감? 시험삼아 한번 해보삼,,,,

 

이럴 때 필자두 빠지고 싶지는 않다. 단 한마디다. “열정“으로 등치시키고 싶다. 이 원인자로 세상을 보면 훨 좋은, 즉 감도 높은 관점을 장착한듯이 느낀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할 점이 있다. 팩트는 아니다. 뇌의 영역에서 생길 수 있는 하나의 경우의 수이다. 따라서 깊이 빠지지 마시라. 나두 열정의 원인자를 올 한해만 사용하고 혹 바꿀지도 모르겠다.다만 지금은 모든 존재를 열정으로 느끼고픈 마음이 그득하기에 그렇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