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핸드폰이 잠에서 일어나라고 소리친다.

'10분만 더 잘래...'

나의 승리는 당연한 결과다.

또 한 번 울리는 소리를 듣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아

눈을 감고 명상을 하다가 간신히 침대 밖으로 벗어난다.

 

어제 과식했던 모양인지 속이 더부룩하여

아침 식사는 밥 대신에 두유 한 그릇에 선식 한 숟가락을 타고

완전히 익어서 갈색으로 변하기 직전의 내 팔뚝만한 바나나 두 개를 넣어 먹는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하여 아침 식사 대신으로 충분하다.

 

아침 8시, 출근하는 여동생과 함께 아파트 정문까지 함께 나선다.

동생은 집 앞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문 앞에 서 있고

나는 10분 거리의 전철역까지 걸어간다.

가로수 나뭇잎에 반사되는 초록빛 바람을 쐬며 걸어가는

이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8시40분, 주안역에 도착하면 학교까지 또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헌데 우리학교 학생들이 워낙 많다보니 버스 대기 줄도 그만큼 길다.

이 때 도착하는 학교가는 또 다른 버스, 운이 좋다.

가는 길은 달라도 걸리는 시간은 비슷한 버스라 타본 사람만 타고 갈 수 있는 버스인 것이다. 

 

9시, 연구실에 도착하면 하루 일정을 점검한다.

 

10시, 연구실에 새로운 장비가 들어와서 사용 설명을 듣는다.

 

11시 반, 학생식당에서 점심먹기.  메밀국수와 날치알밥 3000원. 이런 별미는 놓칠 수 없다.

 

12시, 수업시간 점심을 배불리 먹은 탓인지 졸음이 쏟아진다.

 

1시, 수업시간. 물리학부의 수리물리학을 청강한다.

 

쉬는시간, 안 선생님과 티타임 ... 안 선생님은 지난 학기 때 알게된 분이다.

의류디자인 일을 하고 계시면서 현재 물리학부 4학년 과정을 수강하신다.

예전에 천뇌모임에 모시고 온 적이 있었는데, 공부하는 순수한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셨다.

다만 학교를 다니면서 일과 병행하기에는 너무 바빠 그 뒤로 모임에 나오시지는 못했다.


3시, 연구실에 돌아와서 박문호 박사님과 통화하여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5시 반,  학생식당에서 오므라이스, 2500원. 그럭저럭 맛이 있다.

 

저녁식사 후, 학부생들을 만나 조교로서 졸업논문 진행에 조언을 해준다.

 

7시 반,  이번 달부터 다음달까지의 일정을 예상해본다.

다음 주 삼성동 코엑스에서 ITRC Forum

이번 달 말 까지 제출해야 하는 논문이 하나,

중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가 하나,

다음 달 초에 시험보는 과목이 둘,

발표수업 준비해야 하는 과목이 하나.

다음 달 중순에 ITRC 워크샵 예정

'아, 다음 달 중순까지는 바쁘겠구나' 생각한다.

 

9시, 집으로 향하는 시간. 스마트 폰을 이용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일주일에 세 편을 쓰려면 글을 이틀에 한 번 꼴로 올려야 한다.

그래서 이동하는 시간에는 주로 글을 쓴다. 이번 주제는 '대학원생의 하루'다.

 

10시 집에 도착. 줄넘기 운동하기. 지난 9월 '의도된훈련'으로 거듭날 때 즈음 부터 시작했다.

매일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 하고 있다.

 

11시 반,  씻고나서 하루를 정리하며 이 글을 쓴다.

내일도 멋진 하루가 시작되리라 믿으면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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