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식민지 해방후 100여개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세계10위권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각분야별로 정말로 열심히 일하였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열심히 일하고 노래 부르는 사람은 열심히 노래 부르고, 그림 그리는 사람은 열심히 그림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은 열심히 정치하고 운동하는 사람은 열심히 운동하고 기도하는 사람은 열심히 기도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밤새워가면서 열심히 연구하고 그래서 우리가 이만큼 발전하였다.


박자세의 향학열은 어느 분야에 못지 않게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를 이어간다. 이번 2박3일간의 국내학습탐사는 하남에 있는 광물박물관(이지섭 소장), 대전 국립자연사박물관, 포항의 새천년자연사박물관, 울산 해양박물관(산호특별전시관), 울산 고래박물관이었는데 빈틈없이 잘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서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었다. 고래박물관을 눈앞에 바라보면서 고래고기전문집 식당에서 깨끗하게 차려내온 고래 삼겹살, 고래갈비, 고래 도가니탕을 먹어 본 것도 이번 학습탐사에서 얻은 해변가의 추억이다.

 

이번 학습탐사 참가자들의 면면을 보면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 남녀반반, 최고령자가 80정도, 부부동반, 부모님동반가족, 모두 43명이었다.  박물관 전시물의 해설듣는 현장의 제일 앞자리에 우리 일행의 최연소 초등학생이 고개를 꽂꽂이 세우고 서서 듣는 기특한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내 손자도 내년에는 데리고 와야겠다.


그동안 뉴질랜드, 몽골 해외탐사에도 참여했지만 이번 국내학습탐사는 그 집중도면에서 탁월했다고 본다. 미리 공부를 충분히 한후에 탐사하는 것이므로 그만큼 보고 느끼는 것이 깊고 강했다. 이번 학습탐사를 위하여 1월부터 시작된 매주 일요일 8시간씩의 과학강의를 80시간에 걸쳐서 노트에 그림을 그리면서 공부한 마라톤 수업의 덕택으로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물 하나 하나의 스토리를 다시 설명 들을 때 너무도 감동적이었다. 예를들면 진흙, 모래, 자갈, 돌, 암석, 광물의 분자식까지 암기하고 도로변의 암석이나 박물관의 오색찬란한 광물을 바라 볼 때 46억년 지구역사가 내 눈을 통하여 가슴 속에 새겨짐을 느꼈다. 뿐만아니라 지구생물의 80%를 차지하는 바다생물에 대하여 너무나 몰랐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는데 이번 기회에 바다생물의 다양성과 과학적 연구의 위대한 발자취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다.


 예를들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뼈 206개의 구조를 샅샅이 그리면서 암기하고 나서 박물관에 전시된 다른 포유동물, 물고기, 공룡, 새들, 연체동물, 환형동물, 극피동물(성게,불가사리,해삼), 자포동물(산호, 해파리,말미잘) 의 구조를 비교해 보는 재미는 피로를 싸악 앗아 가버렸다.  지금까지 자연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암석의 이름과 생김새도 모르고 있었으니 스스로 미안함을 금치 못하겠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학습탐사의 꽃은 울산 산호박물관이었다. 물론 고래박물관의 웅장함과 신비로움도 좋았지만 산호박물관(울산해양박물관)의 전시실은 압도적인 매력, 세상에 이럴쑤가! 감탄사의 연발있다. 그동안 산호라고 말은 많이 들어보고 잠시잠시 산호 화석을 보기는 했지만 산호가 전 지구 생물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것과 동물이지만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바닷물이 오염되면 광합성을 못하여 산호의 죽음을 초래한다는 백화현상을 이해하게되었다.       


탐사기간 중에도 아침공부, 저녁공부의 학습시간은 엄격하게 지켜졌고 장소의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현장학습의 열정은 대단히 높았다. 오고 가는 장시간의  버스 안에서도 각자 공부한 노트를 펴 놓고 옆 사람과 토론하고 혹은 휴식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서 학습탐사와 관련된 관심꺼리에 대하여 공부대화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기후변화의 이야기 중에 바다식물이 육지식물보다 가믐을 먼저 탄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이번 학습탐사의 소중한 팁이었다. 오래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강물이 마르고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물이 없어지고 바다 물도 증발되니까 자연히 바닷물의 염도가 높아지므로 수중생물이 견디지 못하고 색이 변한다는 것이다. 듣고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의 전문상식에 대한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어서 생각해 내지 못하는 것이고 이외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번 학습탐사를 마치면서 한가지 새로운 국민교육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각 구청이나 복지관, 문화센터에 수많은 교양강좌가 열리고 있지만 과학강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구온난화,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 미세먼지, 사람들의 생활 쓰레기로 바다생물이 죽어가고 우리 스스로가 지구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는데 일반 시민들에게 과학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각 방송사에서 만들어 내는 과학다큐멘터리, 구글이나 유투브에 수많은 자연과학 동영상이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러한 것을 찾아보기도 어렵고 또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자료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과학이야기 강좌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학습탐사에 신청하려고 가족들과 의논하였을 때 나이도 있는데(79세) 무리하면 건강에 문제될수 있다고  만류하였지만 나의 호기심을 잠재울수 없어 참여하였으며 별로 힘들지 않고 하루 하루가 무척 즐거웠다..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를 하면 꿈을 이룬다.

--하버드 대학의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