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 때가 10 년 전 쯤 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은 좋아하는 데 소설책류는 별로 재미가 없어서 주로 교양과학서를 읽었지요.  읽다 보니 어느 시점에 이르니 설명만 길게 늘어 놓는 책 보다는 간결하지만 함축적인 수식을 통해서 들어가야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있다는 평범(?) 하지만 일반인들은 또 잘 모르는 그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당시 유튜브에는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한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 유도 하는 강좌가 있더군요.  미국의 꽤 유명한 교수의 강좌 였는데  댓글을 보니 "이제야 제대로 알겠군요. 교수님 감사합니다"라는 고무적인 글들이 주류라서 , 아..이거 따라가면 나도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튜브 강좌의 좋은 점은  따라 가다가 잘 이해가 안 되면 다시 돌려서 보면 되고, 또 잠시 멈춘 후에 정리해 가면서 보면 되니까 일단 따라가 지기는 하더군요.  그리고 그 강좌의 목적이 물리학과 대학원생을 위한 강의를 녹화 한 것이 아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차근차근 식의 전개를 보여 주는 거라서 더욱 자신있게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종이 위에 따라 적은 수식은  모양은 그럴 듯 한데 머리 속에 들어 오는 것은 없이 그냥 한 줄 한 줄 따라서 그림만 그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한 시간 정도 따라 갔는데 아직 갈 길은 멀고, 이미 지나온 길이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니 맥이 빠지더군요.  그래서 일단 접었습니다. 

점점 한국에서도 물리학 교재로서의  상대성이론이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상대성이론 책자들이  출간 되면서 그 중에서는 수식을 빼고 장황한 설명 보다는 수식을 깊이 파고 들어가는 책들도 나오더군요.  


나 같은 사람에 내 주위에는 없어도 모아 놓으면 그래도 그 수가 꽤 되는구나 싶어서, 이번에는 책으로 파고 들기로 했습니다. 

유튜브에도 장방정식을 유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학적 기초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이 책 저 책 마구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 가면서 따라 가는데 항상 비슷한 상황이 반복 되더군요. 

부분적으로는 알겠는데(그것도 시간이 지나니까 뭘 알고 뭘 모르겠는지도 헷갈리게 됩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여전히 그릴 수 없으니 진도는 나가는 것 같아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더군요. 

평소에 지론이 "내가 설명할 때 남이 알아 들어야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이다 보니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장애물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수학의 기초를 다시 다져야겠다 싶어서 또 이런 저런 수학관련 서적을 뒤적여가며 공부 했는데  어차피 아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것이고, 새롭게 배우는 것이 전혀 없지는 않아도  상대성 이론을 파고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알 듯 모를 듯, 텐서의 문턱에서 다시 좌절 합니다. 

먹고사는 일(전기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과 전혀 관계 없는  일반인의 물리학 공부이다 보니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없지만 그냥 포기하고 싶지도 않는 버킷 리스트까지는 아니어도  꼭 해 보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에는 계속 올라가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