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만 도표 발표, 왜 할까?

어렵지 않을까...

 

               

도강하기 전 강은 두렵다.
어차피 건너야 할 강이라면 집중하여 준비하고
건너가면 그만이다.

리스만 도표 발표도 마찬가지였다.


보령 이은호 선생님 댁에서 박자세 송년모임을 하며
리스만 발표 대열에 합류하였다.

정작 발표까지 일주일 남은 시간, 마침내 바톤들고
출발선 상에 선다.


연습장 노트 한 권, 다섯 자루 형형 색색의 부드러운 펜을 준비한다.
우선 잘 인쇄된 리스만 도표를 준비한다.
 박자세 달력을 책상 앞에 올려 놓는다.
그 안에 브레인 그림과 리스만 도표가 선명하여 눈에 쏙 들어온다.
용어들을 읽어본다.
잘 모르는 단어들은 검색을 통해 익힌다.

일단 백지 노트에 네모 상자들을 마치 이삿짐 박스 옮기듯
가져다가 이 곳 저 곳 배치해 본다.
시간에 한 참 걸린다. 맥락을 잇는 선은 아직 엄두내기 힘들다.
몇 번 그려보다가 균형 맞추기가 쉽지 않음을 발견하고
전 발표자들의 동영상을 찾아서 D 드라이브에 저장해 놓는다.
천뇌모임에서 김현미 홍종연 이진홍 박순천 김수현님이 발표한
동영상을 순서대로 감상한다.

다시 그려본다.
잘 외워질 것 같지 않아 어떻게 해야 잘 될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몇 번을 그려봐도 수월한 느낌이 안 들고
매번 수정안할 수 없다.
어디서 시작해야 좌우 대칭을 잘 맞출 수 있을까?

캘린더의 도표를 보고 또 보고 하니, 마치 눈에 익은 연시감처럼 달달해 진다.

 
무엇보다 상호 연결망을 그리는데 도표들의 위치가 벗어난
자리에 놓이기 일쑤다. 수정해야만 균형미를 맞출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노트의 센터에서 시작해 보기로 한다.
ACC 부터 그려본다. ACC 아래 Frontal Cortex 가 들어갈 규격을 가늠해본다.

아~ 편하다.  왠지 맥을 잘 잡은 기분이다.

전체 아우트 라인은 잡혔다. 펜이 진두지휘하는 군장처럼
죽죽 나선다.

 

다시 Frontal Cortex,Sensory Corex,Basal Ganglia,Limbic System,,
Cerebellum Cortex들을 피질 구역별로 독립적으로 나눈다.
LISMAN 2005 원 도표와 같은 모양, 같은 비율이 되게 그리고 싶다.
우선 Sensory Cortex의 모양을 통으로 떼놓고 최대한 정확히
원본과 같게 그리겠다는 발심을 한다.

 

선을 그을 때 예를 들면 청각연합영역(AA1,AA2,AA3)는 Pulvinar의

아래 선을 기준으로 정하고 그려본다. 한 번 입력되어 그려본 내용들은

손 근육이 기억한 듯 되짚어진다.

 

반복의 힘.

박사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훈련의 요소.
그려볼수록 모양새가 갖춰진다.

 
총 용어가 105개 박스가 70개, 연결선이 74개가 넘는다.

Sensory Cortex와  연결된 Amygdala와 주변부를 그리면서
암기한다. 해당 용어들이 22개다. Vision,Pulvinar,LGN,MGN,

Temporal Pole,IT,Posterior parietal, SMA,SMG,Claustrum. 

다음은 Limbic system, Parahippocampal,Hippocampus,episodic memory,

subiculum, SMN,PCC. Papez Circuit도 그려본다. Hippocampus->MB->

AN-> PCC-> 감각연합영역->Hippocampus로 폐루프를 돈다.

 본능과 쾌락의 중추들,Dopamine과 ACh,GABA들이 흘러다닌다.

VTA,Accumbens,Medial Septum, Ventral pallidum, Gpi,Gpe,straitum,

SNr,SNc,PPt,Hypothalamus,subthalamus, chiasmatic N, pituitary,

habnula , pineal,Inter peduncular,Pons reticular formation, PAG등.
박사님께서 강조해 주셨던 부분들도 연계해서 그려본다.

그러다 보니 Basal ganglia는 Action selection 이기 때문에

유달리 Inhibition이 많아 분홍색 펜으로 죽죽 그려나간다.

그려야 할 연결 라인을 정확히 숙지할 필요를 느낀다.

다음은 Frontal Cortex, 연결할 Thalamus만 해도 14개 이상이 등장한다.

Orbital Frontal, Dorsal lateral, Frontal Eye Field, Medial Frontal, Premotor,Motor

과 ACC를 연결해야 하고, 이들은 Hippocampus, Basal Ganglia, Cerebellum, Sensory Cortex

Superior Colliculus,Inferior Colliculus(상구하구) 등 Brain 전체와 연결해야 해서
위치를 정확히 잡고 배열 잘 해야 연결선들이 부딪치지 않는다.

 

익숙해 질때까지 그리고 또 그려본다. 
시간 싸움이고 인내력과 집중력, 자기 열정의 집합이란 생각이다.

100번을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50회를 좀 넘기고 마치게
되었다. 숙달되니 빠르게 정확하게 필기되어진다.
은근 재밌고 중독성있다.
쉬워지고 속도가 빨라지고 정교해진다. 하면 할수록 더하겠지.

 

2012년 아주 특별한 뇌과학 강의에서 소뇌에 대해 배웠다.

특히 소뇌 운동을 배우면서 동물과 사람의 차이중 하나는 사람은 더 잘 ,
더 정교하고 섬세한 동작, 운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이 한 치 벗어남없이 내 몸으로

입증하고 경험함이다.

 

박문호 박사께서 왜 리스만 도표 암기와 발표를 훈련하길 원하는지,

그것은 리스만 도표가 지금까지 나온 브레인 연결망 중 상당수준을 갖추고,

그것을 통해 브레인 용어 100개 이상을 암기하며,

각 피질 간 영역들 연결이 암기로써 기억되며,

그로 인해 브레인에서 이뤄지는 출력운동이 5가지 나오는데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몸에 익혀지고,

단시간에 브레인이 확 들어오게 하는 좋은 상징물이었기에

강조되었다 생각된다.

 

 

나는 박자세 프레임대로 발표명단에 들어갔고 준비하고 발표하였다.
이렇게 자체 평가하여 글 올릴 생각까지 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한다.

 

왜 하는가? 무엇을 위해 하는가?
가끔 허공을 향해, 내면을 향해 던지곤 하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 나의 답은, 우연히도, 나를 꿰뚫어 보시는 질문과 대답에서

찾게 되었다.

 

박사님." 그동안 다른 공부 하면서 진리를 추구했던 것 아닙니까?
지금 우리가 하는 이 공부가 바로 그것입니다."

 

살아 오면서 올바른 진리를 보는 바른 안목을 갖자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다. 그런 생각을 정면으로
돌파해 오는 기회는 많지 않았고, 막혔던 답 하나를 담게 되었다. 

이제 나는 브레인 용어가 일상용어처럼 다가오는 신세계에

발을 디딘 감동을 느낀다. 

 

감각이 입력될 때는 맹물처럼 조건이 없다.
여기에 기억과 정서가 마중나오면 감정에 물든 감각은 때론
급히 도망가거나 싸우거나 현명해 지거나 습관에 빠지거나
주의를 곧추 세우거나 한다. 
훈련되지 않는 운동은 사라진다.
회로를 돌릴 만큼 반복된 훈련 과정을 거친 운동은 미엘린 수초를
감고 또 감고, 100번을 감는 것도 있다 하셨던가?
피질의 시냅스를 확장하고 , 아름답고 섬세한 감동의 감각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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